'소문난 잔치'로 끝난 COP26…"목표치의 9% 달성에 그쳐"

제26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6)가 12일(현지시간) 폐막한다. 세부적인 분과별로 다양한 합의들이 이뤄졌지만, 지구온난화 주범으로 꼽히는 주요 국가들이 이해타산에 따라 선택적 참여를 하는 데 그치면서 '절반의 성과'를 거뒀다는 평가가 나온다.

가장 대표적인 게 영국 주도의 탈(脫)석탄 성명이다. 역대 COP 중 최초로 석탄의 단계적 퇴출 및 화석연료에 대한 금융지원 중단이라는 내용이 포함됐다. 석탄 발전을 늦어도 2040년대까지 전면 중단한다는 것이 골자다.그러나 총 197개 참여국 정상 가운데 46개국만 참여한 상태로 해당 초안이 발표됐다. 특히 중국과 러시아, 인도, 사우디아라비아 등이 합의문에 관련 내용을 포함시키는 것을 반대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진통을 겪기도 했다. 이들 국가는 석유, 석탄, 천연가스 등 화석연료의 주요 생산국이자 소비국이다.

이와 관련해 국제 기후 연구단체인 기후행동트래커(CAT)는 "석탄 퇴출에 관한 이번 합의는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0.2기가t 정도 줄일 수 있을 것"이라면서도 "주요 국가들을 설득해서 참여시킬 수 있다면 감축효과는 10배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지적했다. 즉 중국 등이 빠질 경우 실효성 없는 합의로 끝날 것이란 분석이다.

산림 및 토지 이용에 관한 정상화 선언의 경우 개회식 초반에 137개국 정상들의 참여를 이끌어내면서 가장 크게 주목받았다. 2030년까지 산림 벌목과 토지 황폐화를 중단하고 예전의 상태로 되돌리겠다는 게 핵심 내용이다.가디언은 "미국 뉴욕에서의 선언과 크게 달라진 것은 없지만, 브라질과 중국 등이 새로 참여키로 했다"면서 "약속이 이행된다면 COP26의 가장 큰 업적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CAT는 산림 토지 정상화 선언으로 탄소배출량이 1.1기가t 줄어들 것으로 추산했다.

2030년까지 메탄 배출량을 지난해 대비 최소 30% 이상 줄이자는 목표를 담은 국제메탄서약도 미국·유럽연합(EU) 등 108개국의 서명이 이뤄졌다. 국제메탄서약의 경우 탄소배출량을 0.8기가t 감축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됐다. 메탄은 이산화탄소, 이산화질소 등과 함께 교토의정서에서 정한 6종 온실가스 중 하나다. 그러나 이 항목 역시 전 세계 메탄 배출량의 10%를 차지하는 중국이 이 서약에도 불참하면서 실효성에 의문을 남겼다.

마지막으로 2035~2040년까지 무공해 자동차로 100% 전환한다는 공동 선언도 맺어졌다. 다만 미국과 일본 독일 중국 한국 등 주요 자동차 제조국은 대부분 빠지면서 참여국은 22개국에 그쳤다. CAT는 무공해차 합의로 탄소배출량이 0.1기가t 줄어드는 데 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주요 국가가 참여한다면 감축 가능 탄소배출량은 7배로 늘어날 전망이다.CAT에 따르면 COP26 공약들이 전부 이행된다고 가정하면 연간 2.2기가t의 탄소를 줄일 것으로 추정됐다. 이는 현재 독일 일본 영국 등의 탄소배출량을 합친 것과 비슷한 수준이다. 또한 전 세계 국가들의 온실가스감축목표(NDC)를 합친 경우 연간 줄일 수 있는 탄소배출량(4.0기가t)의 절반 가량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가디언은 "이번 COP26 공약은 2030년까지 지구 평균 온도의 상승을 1.5도 이하로 줄이겠다는 목표치를 달성하는 데 9% 기여할 수 있을 뿐"이라고 비판했다. 합의국들의 실제 이행 여부도 목표치 달성에 관건이 될 전망이다. 내년 27차 총회(COP27)는 이집트 샤름 엘 셰이크에서 열린다. 2023년 열릴 제28차 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8) 개최지는 결국 아랍에미리트(UAE)로 확정됐다.

김리안 기자 kn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