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가 '대퇴사 시대'를 낳았다...직원 감성을 터치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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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인재포럼 2021' 11월10~11일 개최]‘지속 가능성’ ‘ESG(환경·사회·지배구조)’ ‘디지털 전환(DX)’
지난 11월10~11일 이틀간 열린 ‘글로벌인재포럼 2021’의 주제다. 글로벌인재포럼은 매년 11월 한국경제신문, 교육부, 한국직업능력연구원이 세계적인 석학들을 초대, 그해의 뜨거운 화두에 대해 의견을 듣고 토론하는 행사다. 특히 행사 첫날에는 내년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이재명·윤석열 후보가 행사장을 찾아 미래교육 청사진을 내놓기도 했다.
올해 초청된 주요 연사는 라르스 뢰케 라스무센 전 덴마크 총리, 자크 아탈리 아탈리아소시에 대표, 치차오 후 SES창업자, 팀황 피스컬노트 대표, 리스베스 클로스 미국 윌래킷대 경영대학원 명예교수 등이다. 국내 ESG경영 선두주자로 꼽히는 SK그룹의 최태원 회장이 기조연설을 했다. 올해 글로벌 인재포럼 동영상은 유튜브(https://www.youtube.com/user/ghrforum/videos)에서 다시 볼 수 있다.◆‘지속 가능한 미래’ 인재상도 바뀐다
대한민국 교육정책을 책임지고 있는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은 “코로나19로 학생들은 학습결손과 사회 심리적 발달, 사회성 형성에 어려움이 커져 향후 개인의 삶과 국가전체 경쟁력에도 큰 문제가 있을 염려해 내년부터는 모든 교육과정이 완전히 회복될 수 있도록 정책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윤 장관은 “이같은 부정적인 측면이 있었지만, 코로나19는 모든 교실에 무선망을 깔고 원격수업이 보편화 되면서 오히려 도시와 농촌의 교육격차를 해소해 주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교육부는 향후 인공지능(AI), 메타버스를 활용한 다양한 수업방식을 도입해 학생들이 더 능동적으로 수업에 참여할 수 있도록 설계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다만, 학교가 단순한 지식 전달의 장이 아니라 , 서로 친구끼리 공감하고 소통하는 심리적 정서적 지지의 장이 될 수 있도록 디지털과 대면수업을 함께 추진할 것이라고 했다. 이와함께 고교학점제, 과밀학급 감축을 통해 학생 한명한명이 인재로 성장토록 할 방침이다. 학령인구 감소에 따른 대학위기 현상과 관련해 유 장관은 “학생들이 지역에서 졸업후 일자리를 얻을 수 있도록 국토균형발전을 함께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유 장관은 글로벌 패러다임이 ‘지속 가능한 미래’로 달라지는 만큼, 어릴때부터 기후위기를 인식하고 적극대처할 수 있는 사람으로 인재상도 달라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덴마크가 신재생 에너지 강국이 된 비결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친환경·탄소중립도 이번 인재포럼의 화두였다. 라스무센 전 덴마크 총리는 “한국·덴마크 같은 부유한 나라가 ‘탄소중립과 경제성장을 동시에 이룰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줄 때”라고 강조했다. 그는 “기후변화 대응이 결코 쉽지 않은 과제지만, 이를 잘 활용하면 신기술과 혁신을 촉진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했다. 덴마크도 처음부터 신재생 에너지 강국은 아니었다. 1970년대 석유파동을 겪으면서 화석연료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신재생 에너지를 적극육성했다. 그 결과 세계최대 풍력터빈 제조회사인 베스타스, 세계 최대 그린에너지 투자사인 코펜하겐 인프라스트럭처 파트너스가 탄생하게 됐다.
라스무센 전 총리는 지속가능 미래의 핵심 요소로 4C를 제시했다. 기후(climate)와 더불어 사회적 통합(cohesion), 문화(culture), 지혜(cleverness)를 지속가능한 성장의 필수 요건으로 꼽았다. 그는 “4차산업혁명으로 어떤 직업이 새롭게 생겨날지, 어떤 지식이 필요할지 예측이 어려워지는 등 일자리 환경이 급변하고 있기 때문에 사회적 통합이 더욱 중요해졌다”고 설명했다.
친환경 분야 인력 수요는 늘겠지만 온실가스 배출량이 많은 산업규모는 점차 줄어 이런 흐름에 대비하지 않으면 일자리를 잃는 사람이 속출할 것이라는 우려도 나왔다. 아이너 옌센 주한덴마크 대사는 “현재 덴마크 민간부문 일자리 6%, 수출의 11%가 재생에너지 관련 분야”라며 “환경문제의 심각성에 대해 국민적 공감을 교육을 통해 형성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탄소중립은 기업 성장의 기회다
ESG 기업경영도 주제였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기업이 탄소중립을 그저 남이 내준 숙제가 아니라 성장의 기회로 바라보는 ‘생각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사회가 지속가능하지 않은데, 기업 혼자 살아남을 순없다”며 “그저 참한기업이 되는 것만으론 부족하다”고 전했다. 최 회장은 “시장은 이미 130년 내연기관의 역사를 바꿔나가고 있는 테슬라에 다른 모든 내연기관 자동차 회사를 합친 것보다 더 큰 가치를 부여하고 있다”며 “변화를 주도하지 않으면 가치를 인정받지 못하는 시대가 왔다”고 강조했다. 그는 “탄소중립을 얼마나 기업의 인센티브와 일치시킬 수 있는지가 성패를 좌우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기업의 변화를 이끌어내기 위해서는 정책의 무게추를 페널티보다 인센티브에 둬야 한다는 게 그의 시각이다. 화석연료의 시대가 저물고 수소 등 새로운 에너지의 시대가 오고 있다는 것이다. 마이클 살바티코 S&P 글로벌 아태지역 ESG대표는 “자산운용사, 은행 등 기관투자가들의 기업 투자 기준은 ESG점수”라며 “경영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하는 것이 기업들에게 중요하다”고 했다. 미국 인터넷 은행 애스피레이션뱅크의 조 샌버그 회장은 “미국 의회는 탄소중립 실현을 위해 탄소국경세 도입을 고려하고 있다” 소개했다. 탄소국경세란 미국보다 탄소 배출이 많은 국가에서 생산·수입되는 제품에 부과하는 관세다.
기업들의 디지털 전환이 이슈다. 국내 인터냇은행인 카카오뱅크의 윤호영 대표는 “디지털 혁신으로 산업 간 경계가 허물어지고 있다. 자신이 속한 업종에 얽매이지 말고 디지털 접근성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언택트란 표현은 잘못됐다”며 “접촉 소통이 사라진게 아니라 방식이 디지털인 ‘디지택트’시대로 바뀐 것”이라고 설명했다. 윤 대표는 “신라면의 경쟁자가 진라면이라고 말하지만 사실은 ‘배달의 민족’같은 배달앱”이라며 “라면처럼 간편하게 한 끼를 해결하고 싶은 소비자 수요를 채워줄 수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대퇴사 시대’…조직원 감정을 터치하라
코로나19가 ‘대퇴사 시대(the Great Resignation)’를 잉태했다. 세계 주요기업 인사담당자들의 코로나시대 최대 고민은 바로 ‘높아진 퇴사율’이다. 영미권에선 ‘대퇴사 시대’가 신조어가 될 정도다. 풍부한 유동성에 4차 산업혁명에 따른 창업바람 때문이다. HR분야 세계 최고 권위자인 리스베스 클로스 교수는 “코로나로 사람들이 일과 삶의 가치를 되돌아 보게 됐다”며 “이러한 가치관때문에 기업들은 인재를 유치하는 것도 힘들지만, 붙잡아 두는 건 더더욱 힘들어 졌다”고 HR의 중요성을 언급했다. 삶의 우선순위가 바뀌면서 더 나은 근로조건을 찾아 떠나는 직원이 늘었다는 것이다. 이때문에 기업들은 이제 직원들의 육체적 정신적 건강을 무시할 수 없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를 위해 명상,요가,체중 조절 등 웰니스 프로그램을 제공하거나, 원격근무에 적합한 근로자 유형과 업무를 식별하는 것이 더 중요해 졌다.
인사관리 SW업체 레몬베이스의 권민석 대표는 “조직 리더들은 구성원과 마지막 면담때 조직원의 감정을 알게 되는 우를 범한다”면서 “기업의 성과관리는 제도나 설계의 문제가 아니라 구성원과의 관계맺기가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권 대표는 정기적으로 조직원과 일대일 미팅을 하고, 프로젝트 리뷰와 피드백도 수시로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현희 한국IBM 인사부 전무도 “많은 기업이 디지털 전환의 최대 장벽이 기술이라고 생각하지만, 실제는 문화와 리더십이 더 어려운 과제”라고 꼬집었다.
공태윤 기자 true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