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재 지키려면…高연봉보다 직원들에게 자율성 부여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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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인재포럼 2021세계 최대 인적자원(HR) 분야 포럼인 ‘글로벌인재포럼 2021’이 지난 11일 막을 내렸다. 각계각층의 오피니언 리더로 구성된 92명의 연사는 “지속가능한 미래를 열어가기 위해 교육과 인적자원관리(HRM) 시스템에 대대적 혁신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이들은 코로나19로 세계의 패러다임이 바뀐 만큼 새로운 인재상이 필요하다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 메타버스 활용법, MZ세대(밀레니얼+Z세대)와 함께 일하는 법 등에 관한 실용적인 조언도 내놨다. 이번 글로벌 인재포럼 연사들의 통찰이 담긴 발언들을 ‘5대 제언’으로 정리했다.
5대 핵심 제언
(1) “상명하복 조직문화 혁신을”
코로나19로 삶의 우선순위와 직장에 대한 가치관이 바뀌면서 과감하게 사표를 던지는 이들이 늘었다. 이로 인해 최근 미국과 유럽은 심각한 구인난을 겪고 있다. 연사들은 “인재를 선발하는 것만큼이나 지키는 게 중요한 시대가 됐다”며 “단순히 높은 연봉만 보장하면 알아서 인재가 모이던 시절은 끝났다”고 입을 모았다.피터 쿠친크 미국 일리노이대 교육대학 명예교수는 “인재를 지키려면 조직문화를 혁신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상명하복식 조직 운영은 4차 산업혁명 시대에 통용되지 않는다”며 “아이디어와 창의성이 가치를 만들어내는 시대에는 구성원이 자율적으로 일을 찾고, 커리어를 쌓아나가는 조직만이 살아남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리스베스 클로스 미국 월래밋대 경영대학원 명예교수는 “인재들의 재교육과 커리어 계획까지 마련해주는 HR 시스템을 구축해 ‘내가 성장하고 있다’는 확신을 줘야 한다”고 말했다.
(2) “탄소중립은 산업혁신 기회”
연사들은 “기후변화 대응을 비용으로만 생각해선 안 된다”고 입을 모았다. 탄소중립이 거스를 수 없는 흐름이 된 만큼 망설이지 말고 과감한 혁신에 나서야 한다는 것이다.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은 “시장은 이미 테슬라에 다른 모든 내연기관 자동차 회사를 다 합친 것보다 더 큰 가치를 부여하고 있다”며 “변화를 주도하지 않으면 가치를 인정받지 못하는 시대가 왔다”고 강조했다. 라르스 뢰케 라스무센 전 덴마크 총리는 “덴마크가 세계 최대 풍력터빈 제조사를 키워낸 것처럼, 기후변화 대응은 오히려 신기술과 혁신을 촉진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3) “메타버스, 유행 아닌 사회 변화”
페이스북은 앞으로 5년 내에 메타버스 기업으로 변신하겠다며 사명까지 메타로 바꿨다. “메타버스는 코로나19로 잠깐 유행하고 말 기술이 아니라 디지털 전환의 핵심”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시각이다.최형욱 퓨처디자이너스 대표는 “그래픽처리장치(GPU)가 빠르게 발전해 진짜 같은 가상 세계를 구현해낼 수 있게 됐다”며 “현실과 가상의 경계가 흐려지면서 그 사이에 새로운 가치가 창출되는 현상이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최용호 갤럭시코퍼레이션 대표는 “사람은 꿈을 품고 있고, 현실 세계에서 하지 못하는 일을 하고 싶다는 욕망이 있다”며 “메타버스는 이 같은 욕망을 실현시킬 수 있는 공간”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1년 뒤면 수백여 개의 메타버스 플랫폼이 탄생하고 치열하게 경쟁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4) “ESG 실천, 다양성 존중부터”
전문가들은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개선에 부합하는 기업문화는 성별, 인종 등의 다양성을 포용하는 데서부터 출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발라카 니야지 한국P&G 대표는 “‘자신감이 없다’ ‘도전정신이 없다’ 등 여성에 대한 고정관념을 타파해야 한다”며 “유연 근무, 각종 휴가 제도를 활용해 일과 가정의 양립이 가능할 수 있도록 하고, 정부 차원에서는 어떻게 효율적인 양육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이나리 헤이조이스 대표는 “유능한 인재를 확보하기 위한 국경 없는 전쟁이 벌어지는 상황에서 성별을 기준으로 점수를 매긴다면 그만큼 경쟁에서 뒤처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5) “교실에서 벗어나라”
교육현장은 코로나19로 극심한 혼란에 빠졌다. 하지만 이는 교실에 무선망이 깔리고 원격수업이 보편화하는 등 체계적인 디지털 인프라가 마련되는 계기도 됐다. 전문가들은 “지금이 교육 분야에서 디지털 혁신을 추진할 적기”라고 강조했다.홍정민 휴넷 에듀테크연구소 소장은 “모바일로 볼 수 있는 5분 이내의 짧은 동영상 강의를 적극 활용해야 한다”며 “인공지능(AI) 빅데이터를 활용해 맞춤형 교육 콘텐츠를 끊임없이 제공하고, 플랫폼 메타버스를 활용해 서로 배운 것을 공유·토론하도록 유도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형률 숙명여대 역사문화학과 교수는 “전 세계에 양질의 온라인 강의가 쏟아져나오고 있다”며 “교육현장에서 이를 활용하면 훨씬 풍부하고 깊이 있는 강의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최만수 기자 bebo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