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체육 '데카콘' 꿈꾸는 호주 스타트업 [데이비드 김의 이머징 마켓]

[한경 CFO Insight]
[편집자주] 한국경제신문의 자본시장 전문매체 '마켓인사이트'는 데이비드 김 노스헤드캐피털파트너스 대표와의 협업을 통해 아시아, 아프리카 지역의 숨은 강소기업을 소개하고, 창업자·최고경영책임자(CEO)와의 인터뷰 대담을 게재합니다.

데이비드 김 노스헤드캐피털파트너스 대표는 투자 전문가이자 인터뷰 고수로도 유명합니다. 전 세계 굵직굵직한 '큰 손'과 투자전문가를 찾아 인터뷰를 진행하고 팟캐스트 채널 'CEO 라운드테이블-브릿징 아시아'와 '아시안 인베스터스'에 게재해오고 있습니다.
대체육 시장은 전 세계적으로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호주의 대체육 전문 개발 스타트업 '올지푸드(All G Foods)' 역시 이런 성장세에 힘입어 데카콘(기업가치 10조원 이상 비상장사)을 꿈꾸는 중이다. 올지푸드는 '더 건강하고, 더 안전하고, 더 지속가능한 식품 시스템을 만든다'는 사명을 가지고 있다. 식물성 고기 브랜드 '버즈(BUDS)' 외에 대체우유 분야에도 열중하고 있다. 회사는 설립 이후 호주 정부 산하 친환경에너지 투자기관인 CEFC, 호주 투자사 엘러스톤캐피털, 싱가포르 투자사 트리플스타캐피털 등의 투자를 받았다.

올지푸드는 얀 파카스(Jan Pacas)가 설립했다. 파카스는 반려동물 돌봄 서비스 스타트업 '매드 포(Mad Paws)'의 공동 창업자이기도 하다. 또 호주의 HR 플랫폼인 '웨스트오스트레일리아'의 공동 창업자이면서 핀테크 회사 플레어(Flare)도 세웠다. 그는 사회, 경제, 환경 등 다양한 분야에 동시에 집중하는 게 세상을 위하는 일이라고 믿고 있다.

다음은 그와의 일문일답.

반갑다. 소개를 부탁한다.

"나는 여권이 3개다(웃음). 독일, 체코, 호주 등 3개의 여권을 가지고 있다. 13년 전에 호주에 왔다. 당시 나는 순환근무를 하는 스위스 다국적 기업의 대표였다. 하지만 아주 빠른 속도로 호주와 아시아의 매력에 빠졌다. 나는 호주에 머물면서 전업 사업가가 되기 위한 열정을 추구해나가기로 결심했다. 나는 두 개의 회사를 설립했는데, 호주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핀테크 중 하나인 플레어와 아시아 최대 반려동물 돌봄 서비스 회사 매드 포다. 물론 최근에는 올지푸드가 최대 관심사다. 곧 유니콘이 될 것이라 확신하고 있고, 향후 데카콘으로 성장할 것이다."


당신이 해결하려는 문제는 무엇인가.

"세계적으로 인구 증가와 생활 수준 향상으로 인해 단백질 수요가 30년마다 두 배로 늘고 있다. 전통적인 축산업은 단순히 두 배로 많은 가축을 기른다고 해서 단백질을 두 배로 공급할 수 없다. 즉, 지속가능하지 않다. 이 지점이 우리 회사가 세상을 도울 수 있는 부분이다. 우리는 환경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는 대체 단백질 공급원을 소비자에게 제공함으로써 혁신을 주도하고 있다. 지속가능성은 우리가 하는 모든 일의 핵심이다."


올지푸드의 사업모델은 무엇인가.

"우리는 식물성 육류 제품을 설계, 개발하고 판매한다. 식물성 육류 브랜드인 버즈는 이미 호주의 주요 수퍼마켓과 식당에서 구입할 수 있다. 다른 아시아 나라에서도 출시하기 위해 각국 유통업체와 협의 중이다. 또 우리는 현재 완전히 '동물성'이 없는 유제품을 만들 수 있는 유제품용 단백질을 개발하고 있다. 이 단백질은 귀리 우유나 아몬드 우유가 아닌 '소'에서 나온 단백질과 동일하다는 사실을 강조하고 싶다. 우리가 만들고 있는 제품은 완전히 독특한 것이다. 진짜 DNA와 동일한 유제품 말이다. 젖소의 유전자 서열을 사용하여 유제품 단백질을 재창조할 수 있게 해주는 '정밀 발효' 기술을 통해 만들었다. 만든 단백질을 식품 회사에 판매할지, 아니면 자체적으로 최종 제품(치즈, 우유, 요거트)을 개발할지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웃음)."


경쟁사는 어떤 회사가 있나. 또 그들과 차별화되는 부분은 무엇인가.

"대체육 회사 중 큰 글로벌 브랜드는 비욘드 미트(Beyond Meat), 임파서블 푸드(Impossible Foods)나 네슬레, 유니레버와 같은 곳들이다. 우리는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연구개발(R&D) 입지를 갖춘 호주 브랜드로서 현지 입맛에 맞게 제품을 맞춤 제작하고 이 지역에 집중함으로써 우위를 점하고 있다. 최근 블라인드 시식회에서는 우리 제품이 글로벌 브랜드보다 높은 점수를 받기도 했다. 호주는 소비자들이 현지에서 바로 구매하는 것을 선호한다. 우리 브랜드가 세계 어느 곳에 기반을 두고 있든지간에 세계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큰 기회를 엿보고 있다.

대체유제품 분야에서는 미국의 퍼펙트데이(Perfect Day)나 이스라엘의 리밀크(Remilk) 등 몇몇 회사들이 시장에 존재한다. 하지만 그들은 아직 제품을 상용화하지 않았다. 이것은 중요한 과학적 도전이다. 어찌됐든 우리는 '정밀 발효'가 현재 시판되고 있는 어떤 것보다도 좋은 제품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믿는다. 유전자 서열이 동일한 대체유제품을 만들기 위해서는 구성 요소인 카제인 미셀을 재현할 수 있어야 한다. 우리가 아는 한, 우리의 최고기술책임자(CTO)인 제라드 레인즈(Jared Raynes)만이 이를 만들 수 있다. 이것은 우리의 비전을 실현시키는 과정에 중요한 역할을 했다."

올지푸드의 제품에 대해서 말해달라.

"식물성 대체육이 주력이다. 버즈라는 브랜드로 호주에서 판매되고 있는 버거와 민스로 시작했다. 향후 소시지와 닭고기 상품을 출시할 예정이고, 현재 다양한 맛의 만두를 개발하고 있다. 대체유 제품 관련 공정을 완성하고 나면, 우리는 유당이 없는 우유를 제조할 것이다. 이것이 완성되면, 치즈와 요거트를 포함한 여러 카테고리로 유제품을 확장할 예정이다."


일부 사람들은 대체육이 충분히 맛있거나 건강에 좋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우리는 아시아 소비자를 겨냥한 최종 제품을 개발하고 있다. 비욘드미트나 임파서블 푸드의 주력 제품은 버거다. 확실히 미국에서는 매우 인기 있는 제품이지만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는 그렇지 않은 듯하다. 우리도 버거를 취급하지만, 거기서 멈추지 않는다! 앞서 언급했듯, 우리는 만두, 돼지고기 향료, 닭고기 대체품 뿐만 아니라 다양한 아시아 문화에 맞춘 더 많은 제품들을 개발하고 있다.

건강에 관해서는 꼭 알아야 할 사실이 있다. 식물성 고기 버거가 육류 버거와 비교했을 때 더 건강에 좋다는 것이다. 식물성 고기에는 섬유질이 있지만 고기는 그렇지 않다. 나머지 영양분은 거의 같다. 맛과 관련해서는, 우리는 버즈가 '고기가 아니라는 사실'을 믿지 못할 정도로 만들고 있다."


대체육 시장에서 가장 어려운 도전은 무엇인가.

"맛과 질감의 관점에서 진짜 고기에 가깝게 만드는 것이다. 우리는 이 도전을 슬기롭게 헤쳐나가고 있다. 최근 호주에서 실시한 블라인드 테스트에서 소비자들은 우리가 만든 패티를 시식할 때 고기를 먹지 않았다는 사실을 인지하지 못했다."


주 타깃으로 삼은 고객층은 누구인가.

"우리의 주요 타깃은 단순히 채식주의자 뿐만 아니라 '유동적인' 사람들까지 포함한다. 즉, 육류 섭취를 줄이고자 하는 사람들뿐만 아니라 기존의 육류 소비자들도 포함한다는 것이다. 우리는 대중과 주류(major)에 호소하고 싶다. 타협하지 않는 맛을 제공하기 위해 실제 고기와 유제품을 구별할 수 없는 제품을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오늘날 세계 육류 시장의 가치는 약 1조2000억달러다. 세계 유제품 시장은 8000억달러다. 그러나 대체 단백질은 시장 점유율이 1%에 불과하다. 세계적으로 단백질 공급이 두 배로 늘어나야 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수십억달러 규모의 회사들이 우후죽순 생겨날 가능성이 높으며, 우리의 목표는 그들 중 하나가 되는 것이다."


지금까지 사업을 해 오면서 무언가 '실수'한 경험을 통해 얻은 교훈이 있다면.

"실수와 시행착오로부터 배우고 사업모델을 수백만 번 전환하는 것은 기업가 정신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이다. 성공하기 위해 나는 세 가지 핵심 교훈을 배웠다.

• 시장에 적합한 제품이 있어야 한다. 따라서 고객이 과연 무엇을 원하는지 초기에 확인하라. 나의 초기 사업 중 하나에서, 우리는 고객들이 원하지 않는 제품을 개발하는 데 약 200만달러를 썼다. 당신이 일찍 알수록, 더 좋고, 더 적은 돈을 쓴다.
•사업에서 아주 중요한 것은 당신의 팀원이다. 꿈을 꾸는 사람, 실천하는 사람, 회사의 목적에 따라 움직이고 무슨 일이든 솔선수범하는 사람. 좋은 팀원을 만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
•자금이 고갈되지 않도록 하라. 예전에 일주일 동안 현금이 없던적이 있었는데, 다시는 그런 불면의 밤을 보내고 싶지 않다. "


회사의 비전은 무엇인가.

"호주를 넘어 세계로 향하는 것! 내년에는 아시아 시장으로 무대를 매우 크게 확장하는 해가 될 것이다."데이비드 김 노스헤드캐피털파트너스 대표 & 팟캐스트 'CEO 라운드테이블-브릿징 아시아(CEO Roundtable-Bridging Asia)', '아시안 인베스터스(Asian Investors)' 운영자.

김종우 기자 jongw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