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로 호캉스 간다"…'하루 1200만원 룸' 누가 묵나 봤더니 [박한신의 커머스톡]

코로나19로 가장 큰 타격을 받은 업종 중 하나가 호텔입니다. 적자는 물론이고 유명 호텔들이 줄줄이 문을 닫기도 했습니다. 사업 규모가 큰 호텔은 수천억원대 손실을 입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코로나19 시기 오히려 영업이익이 늘어난 호텔이 있습니다. 서울 남산에 자리한 '반얀트리 클럽 앤 스파 서울'입니다. 이 호텔을 운영하는 에이블현대호텔앤리조트 영업이익은 2019년 28억원에서 지난해 41억원으로 증가했습니다. 코로나19 이전보다 오히려 이익폭이 커진 겁니다.여러 요인이 있겠지만 이 호텔의 고객들은 코로나 이전에도 대부분 내국인이었다는 점이 큰 이유입니다. 외국인 비즈니스 수요가 많았던 도심 호텔들과 달리 남산에 자리잡아 원래부터 '호캉스' 위주 가족단위 손님이 많았다고 합니다. 객실 안에 수영을 할 수 있는 풀이 있어서 코로나19 시기 오히려 그 점이 부각돼 영업이 잘 됐습니다. 투숙률이 90%를 웃돌았다고 하네요.

회원제 클럽 비중이 큰 것도 요인이 됐습니다. 이 호텔 회원수는 3000명 정도로 알려져 있습니다. 피트니스센터, 골프연습장 등을 이용할 수 있는 클럽 회원이 되려면 억대 보증금에 연회비 500만~600만원은 따로 내야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 호텔에서 가장 크고 비싼 객실은 약 330㎡(100평) 규모의 복층 구조룸인 '반얀 프레지덴셜 스위트'(사진) 입니다. 하루 투숙 비용이 무려 1100만원에 부가세 10% 별도라고 합니다. 요일이나 시기별로 약간의 조정은 있다고 합니다만 정가는 1200만원을 웃도는 수준입니다.이렇게 비싼 방을 누가 이용하는지 확인해봤더니 일단 럭셔리 브랜드의 행사 장소로도 많이 쓰인다고 합니다. 고급 화장품이나 향수, 패션 브랜드들이 인플루언서나 VIP를 초청해 신상품 출시 행사 등을 여는 거죠. 복층 구조여서 층고가 높고 삼면이 통유리여서 럭셔리한 분위기를 연출할 수 있다고 합니다. 그리고 가족 돌잔치 등으로도 많이 이용된다네요. 10명까지 입장할 수 있지만 밤에 숙박은 4명으로 제한하고 있습니다.

일반 고객들도 가끔 투숙을 한다고 합니다. 연말 특별한 기념일이나 허니문 때 이용하기도 하고, 산후조리를 마친 엄마들이 함께 찾기도 한답니다. 재밌는 건 4명으로 제한되고 있어서 두 집에서 각각 엄마와 아이가 오는 경우가 많다네요. 아이들끼리 놀게하려면 방을 함께 써야 하는 등 여러모로 엄마들끼리 가는 게 편하다고 합니다.

박한신 기자 ph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