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론 머스크, 테슬라 주식 8000억원어치 추가 매도

지난 6일 설문 이후 나흘 연속 매각
이번주 매도액 6조7000억원 수준

테슬라 주가 하락 압력
투자자들 머스크 비난 시작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8000억원 규모 테슬라 주식을 또 매각했다.

12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공시 자료를 인용해 머스크가 지난 11일 테슬라 주식 63만9737주를 매도했다고 보도했다. 매도 규모는 총 6억8700만달러(약 8100억원) 어치로 평가됐다. 매도 가격대는 주당 1058.03∼1104.15달러 범위인 것으로 알려졌다.머스크는 지난 6일 트위터 팔로워들에게 "테슬라 지분 10%를 팔지 결정해달라"는 설문을 올린 이후 나흘 연속 주식을 매각했다. 설문에서 응답자의 58%가 매각에 찬성했다.

그는 지난 8일 215만4572주 규모의 테슬라 보통주 스톡옵션(주식매수선택권)을 행사한 뒤 이 중 93만4000주를 약 11억달러에 팔았다. 9일과 10일에도 총 360만주를 팔았다. 이번주 머스크의 테슬라 주식 매도액은 총 57억 달러(약 6조7000억원) 수준으로 분석된다.

머스크는 테슬라 주식 2286만주를 현재 주가보다 저렴한 6.24달러에 살 수 있는 스톡옵션을 2012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행사 기간은 오는 8월말까지다. 기한 내 스톡옵션을 주식으로 바꿔서 팔면 주당 1000달러에 가까운 이익을 거둘 수 있는 것이다. 시장에선 "언제든지 머스크의 대규모 추가 매도 물량이 나올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지난 9월 머스크는 "올해 연말이 되기 전에 이런 주식 중 '아주 커다란 물량'을 팔 가능성이 있다"고 예고했다.머스크에 대한 비판도 나온다. 블룸버그통신은 머스크가 트위터에서 설문조사를 하고 '보유 주식의 10%를 팔겠다'고 미리 알리는 형식을 취했지만, 사실 지난 9월부터 '매각'을 결정했다고 지적했다. 억만장자세 때문에 주식을 매각하는 것처럼 포장한 것은 논란의 여지가 크다고 블룸버그통신은 비판했다.

씨티인덱스의 수석시장분석가인 피오나 신코타는 로이터통신에 "테슬라 투자자들은 롤러코스터같은 움직임에 기진맥진한 상태"라고 말했다. 그동안 테슬라를 옹호해온 투자자문사 퓨처펀드의 파트너 게리 블랙도 머스크를 비난했다.

이날 오후 1시30분(미국 동부시간) 기준 테슬라 주식은 3.55% 떨어진 1025.72달러를 기록했다.

실리콘밸리=황정수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