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 팔까요?" 트윗 날린 뒤…머스크, 닷새간 69억달러 매도
입력
수정
지면A12
테슬라 주가 15% 넘게 급락세계 최대 전기자동차업체 테슬라의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가 지난 1주일간 테슬라 주식 69억달러(약 8조1400억원)어치를 매각했다.
1000만주 이상 더 팔 가능성
13일(현지시간) CNBC 등에 따르면 머스크는 지난 8일부터 12일까지 5일 연속으로 테슬라 주식을 팔아치웠다. 6일 트위터에 “테슬라 지분 10%를 팔까요?”라고 설문 투표를 올린 이후 하루도 빠짐없이 주식을 매각한 것이다. 당시 설문에서 응답자의 과반인 58%가 머스크의 테슬라 주식 매각에 찬성했다.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공시에 따르면 8일 머스크가 11억달러 상당의 테슬라 주식을 판 것은 스톡옵션 행사에 따른 세금을 내기 위해서다. 머스크는 지난 9월에 이 같은 매각 계획을 SEC에 제출했다. 미국 상장기업의 내부자가 주식을 팔기 위해선 미리 매각 계획을 알려야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나머지 나흘간의 주식 매각은 설문 투표 결과에 따른 것인지, 스톡옵션 행사와 관련한 세금을 내기 위한 것인지 알려지지 않았다. 설문 투표에서 머스크는 최근 미국 정부가 미실현 이익에 대한 세금인 부유세 도입을 추진하자 “보유 재산이 주식뿐이어서 세금을 내려면 주식을 팔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일각에선 설문 결과와 관련 없이 머스크가 앞으로 만기가 다가오는 스톡옵션을 행사하려면 세금을 내야 하기 때문에 지분을 매각한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머스크는 내년 8월에 만기가 되는 2000만 주 이상의 스톡옵션을 보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4일 주당 1229.91달러로 거래를 마감해 역대 최고가를 찍은 테슬라의 주가는 지난 한 주간 15.4% 떨어졌다. 이는 최근 20개월 사이 가장 큰 하락폭이다. 머스크가 테슬라 지분 10%를 팔겠다는 약속을 지키기 위해서는 1000만 주 이상을 더 매각해야 한다. 머스크는 여전히 1억6600만 주 이상 보유하고 있어 지분 관계에는 큰 변화가 없을 전망이다.
맹진규 기자 mae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