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경제정책 실망"…지지율 41%로 '최악'

인플레·공급난에 부정평가 늘어
민주당 지지율도 40년만에 최저

"중간선거 앞두고 경고 보낸 것"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사진) 지지율이 최저치를 경신했다. 민주당도 역대 최악의 지지율로 떨어졌다. 31년 만의 최고 수준인 인플레이션과 공급망 병목현상 등 경제 문제를 제대로 해결하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워싱턴포스트(WP)와 ABC는 지난 7~10일 미국 성인 1001명을 대상으로 공동 조사한 결과 바이든 대통령에 대한 긍정 평가가 41%로, 취임 후 가장 낮았다고 1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부정 평가는 53%로 나왔다. 지난 9월 바이든 대통령에 대한 긍정 평가(44%)가 부정 평가(51%)에 처음 역전된 뒤 두 달 만에 다시 최저치를 갈아치웠다.
공화당 지지자의 80%가 바이든 대통령을 부정적으로 평가했고 무당층의 45%가 부정 평가 대열에 합류했다. 민주당 지지자 중 80%만 바이든 대통령을 지지했다. 지난 6월 조사에선 민주당 지지자의 94%가 바이든 대통령을 긍정적으로 봤다. 같은 기간 민주당 지지자의 부정 평가 비율은 3%에서 16%로 급등했다.

경제 부문의 실정이 지지율을 떨어뜨린 요인으로 나타났다. 응답자의 70%가 경제 상황이 좋지 않다고 판단했다. 이 비율은 지난 4월 58%에서 12%포인트 상승했다. 조사 대상의 50%가 바이든 대통령 때문에 물가가 급등했다고 봤다. 바이든 대통령의 경제 정책을 지지한다는 응답은 39%로, 전체 지지율인 41%를 밑돌았다.WP는 “경제 문제에 대한 실망으로 바이든 대통령 지지율이 하락하고 있다”며 “내년 중간선거와 관련해 민주당에 엄중한 경고를 보낸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번 조사에서 ‘오늘 당장 선거를 실시한다면 어느 정당을 지지하겠느냐’고 중간선거 가상 대결을 벌인 결과, 응답자 중 등록 유권자의 51%가 공화당이라고 답한 반면 민주당이라는 응답은 41%에 불과했다. 1981년 이 문항을 넣은 이후 민주당 지지율이 가장 낮았다.

바이든 행정부는 인플레이션은 코로나19 때문이라고 해명했다. 브라이언 디스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은 이날 NBC와 CNN방송 등에서 “물가 상승은 정책 실패가 아니라 팬데믹(전염병 대유행)에 따른 세계적 현상”이라며 “세계적인 공급망 병목현상이 인플레이션의 주된 원인”이라고 강조했다.바이든 대통령 지지율이 급락하자 미국 정가에서는 2024년 대선에 나갈 차기 주자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WP는 이날 “바이든 대통령의 차기 출마 의지에도 민주당 시선은 이미 ‘포스트 바이든’으로 향하고 있다”며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과 피트 부티지지 교통장관이 물망에 오르고 있다”고 전했다.

워싱턴=정인설 특파원 surisu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