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섭게 치솟는 서울 아파트 월세…매매·전세는 주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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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월세 상승폭 올들어 최대지난달 서울 아파트 월세 상승률이 올 들어 최고치를 기록했다. 커진 보유세 부담에 전세자금 대출규제까지 강화되자 월세 오름폭이 가팔라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15일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전국주택가격동향조사에 따르면 지난 10월 서울 아파트 월세(반전세 포함)는 전월 대비 0.32% 올랐다. 5월(0.07%) 이후 5개월 연속 상승폭이 확대되고 있다.강남권의 상승이 두드러졌다. 지난달 동남권(강남구 서초구 송파구 강동구) 아파트 월세는 0.53% 올라 서울 다섯 개 권역 중 상승률이 가장 높았다. 구별로는 송파구가 0.73% 올라 1위였고 이어 서초구(0.63%) 도봉구(0.55%) 강북구(0.54%) 등의 순이었다.
서초구 반포동 반포자이 전용면적 84㎡는 지난달 보증금 8억원, 월세 400만원에 계약됐다. 7월 같은 보증금으로 체결된 계약의 월세는 300만원이었다. 3개월 만에 100만원이 오름 셈이다. 송파구 잠실동 잠실엘스 전용 59㎡는 지난달 보증금 5000만원에 월 330만원으로 월세 거래됐다. 8월 보증금 5000만원, 월세 290만원과 비교해 두 달 만에 월세가 40만원 뛰었다.
정부는 지난해 ‘7·10 대책’을 통해 다주택자 세율을 최고 6%로 올리는 등 종합부동산세를 강화했다. 공시가격까지 크게 오르면서 오는 22일 고지서가 발송되는 올해분 종부세 부담은 크게 높아질 전망이다. 박합수 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보유세 부담을 세입자에게 전가하고 있지만 전세 물량이 없어 거부하기 힘든 상황”이라며 “전세의 월세화 현상이 가속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출규제 강화, 매수심리 약화
빌라 가격만 6개월 연속 올라
월세 시장과 달리 매매·전세가격은 상승세가 주춤하다. 지난달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0.83% 올라 지난 8월(0.92%) 이후 2개월 연속 상승폭이 축소됐다. 대출 규제 강화의 영향으로 분석된다. 금융당국이 기준금리를 인상 기조로 전환하고 시중은행을 통한 ‘대출 조이기’에 나서면서 외곽지역을 중심으로 주택 매수 심리가 한풀 꺾였다는 설명이다. 부동산원은 “서울은 재건축 위주로 상승했으나, 가계대출 총량규제 기조 영향으로 매수심리가 위축되며 상승폭이 축소됐다”고 설명했다.다만 부동산 전문가들은 강남, 마포, 용산 등 인기 지역은 여전히 신고가 거래가 터지면서 서울 평균을 웃도는 상승률을 보이고 있어 본격적인 하락 전환이라고 보기는 힘들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서울 아파트 전세가격은 지난 8월(0.72%) 이후 2개월 연속 상승폭이 줄어 지난달 0.63%를 기록했다. 고가 전세에 대한 대출을 제한하거나 원리금 분할상환을 요구하는 등 추가 규제가 전망되는 것이 영향을 미쳤다.서울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는 9월 125.3에서 지난달 111.8로 13.5포인트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수급지수는 기준선인 100을 넘어 숫자가 클수록 수요가 공급보다 많다는 뜻이다. 같은 기간 전세수급지수도 119.8에서 108.3으로 떨어졌다. 월세수급지수는 110.0에서 110.6으로 올랐다.
빌라 매매가격은 고공행진 중이다. 지난달 서울 연립주택 매매가격 상승률은 0.55%로 올 들어 가장 높았다. 지난 4월(0.20%) 이후 6개월 연속 상승폭이 확대됐다. 아파트에 비해 저렴한 빌라로 내 집 마련을 하려는 수요가 늘어난 데다 ‘오세훈표 재개발’ 등의 호재를 노린 투자 수요가 유입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다세대·연립 매매거래 건수는 3516건으로 아파트(1911건)를 크게 앞질렀다.
지난달 전국 주택종합(아파트·연립·단독 포함) 매매가격 상승률은 0.88%로 전월(0.92%) 대비 상승폭이 축소됐다. 같은 기간 수도권도 1.24%에서 1.13%로 상승률이 줄었다.
신연수 기자 s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