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재부 해체' 맞장구 친 이재명 "미국은 백악관에 예산실"

사진=연합뉴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15일 작정한듯 기획재정부에 대한 비판을 쏟아냈다. 그는 "기재부를 해체하라는 얘기까지 나온다"라며 "미국은 백악관에 예산실이 있다. 그런 것도 고려할 때가 됐지 않나 싶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지역화폐·골목상권 살리기 운동본부 농성 현장'에서 "지역화폐를 지급하면 경제를 순환시키는 효과가 있는데 경제 전문가라고 하는 홍남기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께서 왜 그걸 모를까"라고 했다. 그러면서 "지역화폐를 지급해 소비가 소상공인들에게 늘게 되면 그만큼 대형 유통기업들, 카드사 등이 피해를 보게 된다는 점이 고려된 게 아닐까 하는 의심을 누군가 하더라"라고 말했다.각종 소상공인·자영업자 단체가 모인 지역화폐 운동본부는 내년도 정부 예산안에서 지역화폐(지역사랑상품권) 사업 예산이 77.2% 삭감된 것에 반발하며 지난 2일부터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무기한 농성에 돌입한 상태다.

이 후보는 "말을 잘못하면 큰일 나기 때문에 신중해야 한다"면서도 "저도 그 의심에 살짝 공감 안 할 수가 없다"고 했다. 현장에 있던 한 소상공인 단체 관계자가 "기재부를 차라리 해체해주세요"라고 하자 이 후보는 "이런 얘기까지 나온다"라고 맞장구를 쳤다.

그러면서 이 후보는 "기재부 예산 권한을 분리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얘기가 나오는 이유도 사실은 몰현장성, 실상을 잘 모르는 탁상행정이 우려돼서 나오는 얘기"라고 했다. 이 후보는 "기재부가 몰라서 그러는 게 아니라 이해관계 때문에 그러는 것 아닐까 하는 의문이 자꾸 든다"라며 "미국은 백악관에 예산실이 다 있다. 그런 것도 고려할 때가 됐지 않았나 싶다"고 했다.

고은이 기자 kok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