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버스 매장에서 車·가전 써보고 산다

온라인 시장은 10년 전만 해도 화장품, 의류 등 비교적 부피가 작고 가격이 상대적으로 저렴한 제품이 중심이었다. 하지만 최근 들어 가전뿐 아니라 자동차까지 온라인을 통한 소비영역은 무한대로 뻗어나가고 있다. 코로나19로 언택트 소비가 활성화한 데다 해외로 나가지 못한 소비자들의 펜트업(보복) 소비심리가 이 같은 흐름에 불을 지폈다. 특히 SNS를 통한 리뷰 정보가 온라인상에 흘러넘치면서 소비 여력만 있으면 직접 보지 않고 구매해도 큰 문제가 없다는 인식이 퍼지고 있다.

자동차도 온라인으로 구매

제페토 내 쏘나타 시승 서비스를 제공한 현대차
현대자동차가 지난 9월 선보인 엔트리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캐스퍼는 디자인과 성능 대비 저렴한 가격 등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캐스퍼의 차별화 포인트는 또 있다. 온라인 채널로만 구매 가능하다는 점이다. 전용 웹사이트 ‘캐스퍼 온라인’을 통해 차량 정보를 직접 확인할 수 있다. 가격 메뉴에서 트림별 가격과 사양, 선택품목 정보도 확인할 수 있다. 계약 절차도 간편하다. 계약 시 카카오톡 및 공동인증서로 전자서명이 가능하다. 계약 후 웹페이지를 통해 취소·변경할 수도 있다. 결제를 마치면 예상 출고일을 안내받고 차량 출고 후 배송 현황을 조회할 수 있다.

건설 현장에서도 온라인 마케팅

가상인간 ‘루시’를 쇼호스트로 내세운 롯데홈쇼핑
온라인 마케팅으로 건설사를 공략하는 사례도 생겨났다. 포스코의 이노빌트는 생활용품이나 가전제품처럼 건설 전문가뿐 아니라 최종 이용자도 쉽게 알아보고 선택할 수 있도록 정보를 담은 앱이다.이노빌트 앱은 이노빌트 브랜드와 회원사들의 기업 정보뿐 아니라 제품의 기술 개요, 장점 및 효과, 적용 실적 등을 통합 제공한다. 고객사는 앱을 통해 원하는 정보를 모바일로 손쉽게 확인하고 이를 메신저, 문자, 메일 등으로 공유할 수 있다.

포스코는 매주 페이지뷰가 많은 순으로 인기 제품 5개를 선정해 이노빌트 앱 메인 화면에 노출시키고 이노빌트 제품과 적용 사례 동영상을 게재해 고객사의 제품 선택을 돕고 있다. 제품 소개 카테고리 하단의 담당자 연락처를 선택하면 개인 휴대폰 및 이메일과 연동돼 설계, 제작, 견적 등에 관한 상세 문의 및 제품 구매가 가능하다.

메타버스 고객 체험

가전·전자제품을 체험하고 구매할 수 있는 삼성전자 ‘VR 스토어’
삼성전자는 10월부터 가상현실(VR) 기술을 활용한 ‘삼성 VR 스토어’를 운영 중이다. 시간과 공간 제약 없이 자유롭게 제품을 체험하고 구매할 수 있는 공간이다. 소비자들은 PC나 모바일 기기의 웹 브라우저로 삼성 VR 스토어에 접속해 1층 모바일, 2층 영상·가전제품 코너로 이뤄진 매장을 360도 구석구석 자유롭게 둘러볼 수 있다. 또 냉장고, 세탁기 등의 문을 열어 내부 사양을 확인하는 등 실제와 같은 제품 체험도 가능하다.

삼성전자 매장에선 앞으로 한정판 제품 출시일에 소비자들이 매장 바깥까지 긴 줄을 선 모습을 더 이상 보기 힘들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는 최근 ‘갤럭시 Z폴드3’와 ‘갤럭시 Z플립3’, ‘갤럭시 워치4클래식’ 한정판 제품인 ‘톰브라운 에디션’을 온라인 추첨 방식으로 판매했다. ‘갤럭시 워치4·버즈2 메종키츠네 에디션’을 한국을 포함한 글로벌 일부 시장에서 온라인 선착순 방식으로 한정 판매하기도 했다. 추첨 방식 한정 판매는 엄청난 경쟁률을 기록했다.

LG전자는 올해 초 공식 홈페이지를 전면 개편해 온라인 브랜드 숍(OBS)을 도입한 데 이어 최근에는 제품 검색부터 체험, 구매까지 가능한 앱을 출시했다. LG전자는 최근까지 미국, 영국, 러시아, 인도 등 해외 15개국에서 OBS를 운영해왔다.통합 검색으로 제품을 추천하는 기능도 갖췄다. 검색창에 TV를 입력하면 ‘우리집 거실에 어울리는 TV’, ‘TV의 미래, 세계 최초 롤러블’ 등 다양한 옵션을 선택해 상황이나 취향에 맞은 제품 목록을 볼 수 있다.

홈페이지에 제품을 등록하면 유지·관리도 도와준다. 제품 소프트웨어 업데이트, 소모품 교체 시기 등을 알려주는 알림톡 서비스다. 또 모바일 앱으로 LG전자 OBS에 들어가면 증강현실(AR) 기술을 통해 소비자 집에 가전을 가상으로 배치해볼 수 있다.

박신영 기자 nyus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