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가 투자대가 제러미 그랜섬 "테슬라 주가는 거품 그 자체"

"인플레 신호를 이처럼 가벼이 여기는 때는 없었다" 경고
(제러미 그랜섬 / 사진=비즈니스 인사이더)

월스트리트 투자 대가인 제러미 그랜섬이 테슬라의 주식이 과대평가되어 있다며 주요 기술주 ‘팡(FAANG)’ 만큼 성공할 것으로 가정하는 것은 지나치다고 진단했다. 제러미 그랜섬은 12일(현지시간) "테슬라의 주가는 거품이고, 앞으로의 주가가 주주들의 기대를 충족시킬 가능성은 거의(zero chance) 없다"고 블룸버그의 인터뷰에서 말했다. 또 "자본주의 역사상 눈부신 성공을 거둔 기술주들(FAANG)만큼 성공할 것이라고 가정하는데 그것은 지나친 요구다”고 말했다.

그랜섬은 테슬라가 심각한 경쟁에 직면할 것이라고도 말했다. "메르세데스-벤츠, BMW, 폭스바겐 등 세계적인 브랜드의 회사들이 전기차 사업에 뛰어들고 있다"며 "이같은 치열한 경쟁 속에서 테슬라의 주가가 주주들의 기대를 부응하는 것은 불가능할 것"고 진단했다.

그는 현재의 인플레이션 상태를 심각한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현재 주식시장이 1929년 경제 대공황 직전보다 거품이 더 많이 끼어 있다는 것이다. 그러면서도 "투자자들은 맹목적으로 낙관하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며 "1925년 이후 주식시장에서 인플레이션 신호를 이처럼 가벼이 여긴 적은 없었다"며 비판했다. 그랜섬은 과거 1989년 일본 자산 거품과 2000년대 닷컴 버블, 2008년 하우징 위기를 정확히 예견한 투자가다. 그는 지난 9월에도 미 증시가 대공황 직전, 닷컴버블 때보다 과열됐다고 진단하며 당시 밈 주식(온라인 언급으로 급등한 종목), 스팩(기업인수목적회사·SPAC), 암호화폐의 열기를 시장 거품의 징후로 꼽았다.

테슬라의 주가를 거품이라고 평가한 것은 그랜섬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3월 월가를 대표하는 투자자로 손꼽히는 유로퍼시픽캐피털의 피터 시프 회장도 테슬라 주가에 거품이 끼어 있다며 비판했다. 그는 당시에도 테슬라의 주가를 두고 "정말 터무니 없는 가격(outrageously, ridiculously priced)으로 거래되고 있다"며 너무 낮은 금리가 주가에 큰 영향을 미쳤다고 평가했다. 당시 22일 기준 테슬라 주가는 주당 670.00달러로 1년간 671.36% 상승했다.

현재 테슬라의 주식은 지난 12일(현지시간) 기준 1033달러선에서 거래를 마쳤다.


이연정기자 rajjy550@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