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 늦어 불어터진 면요리…'노심초사' 사장, 손님 문자에 울컥

배달기사 길 못 찾아 40분 지연, 사장은 좌불안석
고객 "식었지만 맛있게 먹었다"
사장 "세상 아직 살만한 것 같다"
사진은 기사와 무관. /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배달 지연으로 인해 불어터진 면 요리를 받은 한 시민이 컴플레인을 걱정하며 노심초사하는 자영업자를 감쌌다는 사연이 공개돼 화제를 모으고 있다.

최근 자영업자들이 모인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40분 넘게 걸려 배달된 면이 담긴 요리, 고객님 때문에 눈물이 또르륵'이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작성자 A 씨는 "오후 5시 53분에 배달 기사가 음식을 픽업해 출발했는데, 배달 완료 시간을 보니 오후 6시 36분이었다. 배달을 보내고 다른 주문을 처리하느라 신경 안 쓰고 있었는데, 기사가 길을 찾는 데 시간이 걸렸다"며 "기사가 조심하겠다고 거듭 사과하길래 저도 '가끔 그럴 때 있다. 추운 날 고생 많으셨다'고 말했다"고 적었다.

이어 "40분 넘게 걸려 배달된 면이 담긴 요리. 너무 속상하지만 당연히 컴플레인을 예상하고 환불까지 생각하고 있었는데, 고객님이 감동적인 답장을 보냈다"면서 고객과 나눈 대화 내역을 캡처해 올렸다.
A 씨가 공개한 고객과의 대화 내역. /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대화 내역에 따르면 A 씨는 고객 B 씨에게 "배달 기사님이 초행길이신지 많이 늦으신다. 면이 많이 불 것 같아 먼저 연락드린다. 혹시 받아보고 문제 있으시면 편하게 이 번호로 연락 달라. 죄송하다"고 보냈다. 이에 B 씨는 "면이 많이 붇고 식었지만 맛있게 먹었다. 이곳을 못 찾는 걸 이해하기에 걱정 안 해도 된다. 제가 시켜 먹었던 음식 중 제일 맛있다"고 대답했다.A 씨는 "자영업 3개월 차 자꾸 실수하고 일을 너무 못하는 저 때문에 울어도 보고, 손님이 없어서, 남편과 싸워서, 처음으로 별점 3점 받아서, 몸이 힘들어서, 속상하고 울고 싶을 때도 가끔 있었지만 오늘처럼 너무 따뜻해서 눈물이 나기는 처음"이라며 "세상은 아직 살만한 것 같다. 자영업도 아직 할만한 것 같다"고 했다.

네티즌들은 "감동이다", "눈물이 난다", "천사 손님", "좋은 사장과 멋진 손님", "손님도 사장도 이렇게 서로 따뜻하게 살면 모두가 행복한 세상이 올 것 같다" 등 훈훈한 반응을 보였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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