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세지는 미접종자 압박…해고에 외출금지, 치료비도 부담(종합)

오스트리아, 미접종자 외출 금지 강경책…대중 시설 출입 제한도
코로나19 재확산 속 정체된 접종률 끌어올리기 안간힘
세계 곳곳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미접종자의 설 자리가 점점 좁아지고 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백신 미접종자는 코로나19에 감염될 위험이 접종자보다 5배 크다.

코로나19로 사망할 위험은 접종자의 10배나 된다.

미접종자가 코로나19 재확산의 '주범'으로 몰리면서 각국 정부는 접종률을 끌어올리기 위해 초강수를 두는 분위기다. 여행 제한 조치는 물론이고 외출을 금지당하거나 아예 직장에서 해고당할 위기에 몰리는 사례까지 등장하고 있다.

AFP 등 외신에 따르면 14일(현지시간) 오스트리아 정부는 15일 0시부터 12세 이상 백신 미접종자의 외출을 제한한다고 발표했다.

위반자를 불시 단속해 적발되면 최대 1천450유로(약 196만원)를 과태료로 내야 한다. 오스트리아는 전체 인구 대비 백신 접종률이 63.4%에 머물러 있다.

알렉산더 샬렌베르크 오스트리아 총리는 기자회견에서 "다른 나라는 백신 접종률이 높다.

우리는 백신이 충분한데도 접종률이 낮은 것은 창피한 일"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백신 미접종자가 프랑스를 방문할 때는 24시간 이내에 발급받은 유전자증폭(PCR) 검사 음성 확인서를 제출해야 한다.

프랑스 정부는 독일, 벨기에, 네덜란드, 체코, 오스트리아, 헝가리, 그리스에서 출발한 여행객에 이 같은 정책을 적용한다고 지난 12일 발표했다.

이들 국가는 최근 코로나19 확진자 급증세가 가파른 국가들이다.

이에 앞서 네덜란드도 최근 3주간 '봉쇄 조치'에 돌입했다.

지난 9월 25일 방역 조치를 대부분 해제했다가 두 달도 지나지 않아 확진자 수가 치솟자 다시 봉쇄 카드를 꺼내 들었다.
최근 일일 확진자 수가 5만 명을 넘나드는 독일에서는 앙겔라 메르켈 총리가 "(백신 접종으로) 자신을 지키고 타인을 아낀다면 이번 겨울을 무사히 넘길 수 있다"고 접종을 간곡히 호소하고 나섰다.

베를린에서는 미접종자에 대해 식당, 주점뿐 아니라 미용실까지 출입까지 제한됐다.

극장, 박물관 등 대중 시설도 입장하지 못하고 축구경기처럼 2천명 이상이 모이는 실외 행사에도 참석할 수 없는 상태다.

미국에서는 조 바이든 행정부가 백신 의무화 정책을 밀어붙이고 있다.

미국 직업안전보건청(OSHA)은 이달 초 100명 이상의 민간 사업장에 백신 접종을 끝내라고 명령했다.

백신을 접종하지 않는 직원에게는 매주 코로나19 검사를 받고 업무 중에도 마스크를 착용하도록 했다.

이 결정에 일부 주가 반발하는 등 갈등이 벌어지고 있지만 백신 접종률을 높이기 위한 바이든 정부의 압박은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경제 활동에 악영향을 주는 봉쇄 위주의 방역 정책은 지속가능하지 않다는 판단에서다.

앞서 구글과 페이스북, 월트디즈니, 유나이티드항공, 월마트 등 주요 대기업은 자율적으로 직원들에게 백신 접종을 의무화했다.

유나이티드항공은 백신 미접종자에 대한 해고 절차에 착수하기도 했다.
싱가포르에서는 백신 미접종자가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으면 치료비를 자비로 부담하도록 했다.

통상 신종 감염병은 환자가 치료비 걱정으로 감염 사실을 숨기지 않도록 정부가 치료비를 부담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미접종자가 의료 체계에 큰 부담을 준다고 보고 백신 접종률 끌어올리기에 나선 것이다.

싱가포르의 백신 접종률은 82%에 이른다.

뉴질랜드에서는 백신 접종 완료자만 미용실, 주점, 체육관 등 실내 시설을 이용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업주도 직원의 백신 접종 사실을 증명해야 한다. 호주의 뉴사우스웨일스주에서는 백신을 접종하지 않으면 특별한 상황이 아니라면 다른 사람의 주거지를 방문할 수 없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