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중권, 이재명 직격 "어느 직장인이 아내 꿰맸다고 쉬나"

이재명 측, 사고 당시 언급하며 "李, 지도자다워"

진중권 "직장인 하루 쉰다 하면 잘려서 말 못해"
"李 측, 북한식 지도자 찬양으로 선전"
"자기들이 바라는 걸 자기들 입으로 말해"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 / 사진=연합뉴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측이 이 후보가 아내 김혜경 씨 낙상 사고 당시 보인 모습을 언급하며 "지도자다운 단면이 보인다"고 치켜세운 가운데,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이를 '인위적인 이미지 조작'이라고 규정했다. 진 전 교수는 이 후보가 김 씨 낙상 사고로 일정을 취소한 이후 연일 '이 후보가 이미지를 억지로 연출한다'는 취지의 비판을 이어오고 있다.

진 전 교수는 15일 페이스북에 김병기 더불어민주당 선거대책본부 현안대응TF 단장이 이 후보를 칭찬한 내용의 보도를 공유하면서 "이런 허튼짓 해봐야 역효과만 난다고 내가 그렇게 조언을 했건만"이라고 운을 뗐다.

그는 "여러분이 그렇게 얘기할 게 아니라 듣는 사람들이 그렇게 생각하게 만들어야지. 자기들이 바라는 효과를 자기들 입으로 얘기하니 다 인위적 조작처럼 느껴지는 것"이라며 "개그맨은 남을 웃기지 자기가 웃지 않는다. 선전을 북조선식 지도자 찬양으로 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그날(김 씨 낙상 사고)도 무슨 일이 있었는지 모르지만, 피곤한 모습으로 일정 소화하다가 기자들이 '오늘 피곤해 보인다'고 물으면 그때 '어젯밤 아내가 실신하는 바람에 밤새 곁을 지켜줘야 했다'고 대답했으면 좋은 반응을 얻었을 것"이라며 "부인도 이 일이 잊힐 때쯤 인터뷰나 그 밖의 기회를 통해 '그때 남편이 지켜줘서 고마웠다'고 했으면 좋았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와 아내 김혜경 씨. / 사진=뉴스1

진 전 교수는 "그런데 인위적으로 연출된 전화 통화를 통해 자기 입으로 '뭉클' 운운하니 듣는 사람들은 황당하고 민망한 것이다. 오버액션을 하면 역효과가 나는 것"이라며 "대한민국의 평균적 남편은 그런 상황에서 팔자 좋게 과거 회상하며 우리 아내 고생했다고 눈물 흘리지 않는다. 혹시 큰일은 아닐까 걱정하느라 정신이 없을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그리고 대한민국 평균 직장인들은 바로 잘리기 때문에 아내가 몇 바늘 꿰매는 사고를 당했다고 하루 쉬지 않는다"며 "'사원이기 전에 남편'이라고 폼 잡을 일도 없고, 그런데 오버액션을 하니 '혹시 뭔가 하루종일 빌어야 할 일을 한 게 아닌가'하는 불필요한 억측만 낳게 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진 전 교수는 전날에도 "이재명 캠프는 강조하고 싶은 후보의 이미지를 평소 모습에서 자연스럽게 노출하는 방식이 아니라, 그때그때 정치적 필요에 맞춰 억지로 연출한다는 느낌을 준다"며 "그러다 보니 이미지 조작으로 후보의 본모습을 감추려 한다는 인상을 주게 된다"고 평가한 바 있다. 또 "아내의 사고마저 '자상한 남편'이라는 이미지를 홍보할 기회로 활용하려 드니 가식적이라는 느낌을 준다"고도 했다.

앞서 김병기 의원은 이날 오전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과 인터뷰에서 이 후보에게 지도자다운 단면이 보인다고 언급한 바 있다. 119 신고 당시 녹음 파일에도 이 후보의 침착함과 공과 사를 명확하게 구분하는 모습이 담겼다는 설명했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