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잉 에어버스 주가 급등…대형 화물기 시장서 선전

유럽 최대 항공기 업체인 에어버스가 처음으로 대형 화물기를 수주했다. 경쟁 업체인 보잉이 사실상 독식하는 시장을 뚫은 것으로 평가된다.

15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에어버스는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미국 리스 전문 회사인 '에어리스 코퍼레이션'(ALC)과 항공기 111대 판매 계약을 맺었다고 발표했다. 전날 에어버스는 A321 모델 255대 판매 계약을 체결했다.에어버스가 이번에 ALC로부터 수주한 기종은 에어버스의 A350 화물기를 비롯한 7종이다. 이번 계약 규모는 총 150억 달러(약 17조7000억원) 규모로 알려졌다.

툴루즈에 본사와 공장을 둔 에어버스는 유럽 최대의 항공·방산기업이다. 프랑스와 독일 정부가 지분 11%를 나눠 가진 양대 주주다.

에어버스는 지난 7월 신규 고객을 공개하지 않고 A350 화물기를 출시했다. 당시 에어버스는 "여러 항공사와 화물 전문 운송업자들이 화물기를 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WSJ는 "의료 용품과 개인 보호 장비를 수송하는 수요가 늘어난 데다 전자 상거래 시장의 호황으로 화물 시장이 급격히 커졌다"고 전했다. 또 "전 세계 제조업체들이 트럭 운전사와 항만 인력 부족으로 해상 운송 대신 항공 화물로 눈을 돌리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런 이유로 세계 양대 컨테이너 운송 회사인 덴마크 몰러 마에스크 그룹과 프랑스의 CMA CGM 그룹은 올해 보잉 777 화물기를 새로 주문했다.

이날 사우디아라비아항공이 에어버스 및 보잉과 제트기 주문을 논의하고 있다는 소식에 보잉 주가는 5.48% 올랐다. 에어버스 주가도 1.08% 상승했다.

항공사들 역시 팬데믹(전염병의 세계적 대유행) 기간 동안 화물기 운송으로 사업 방향을 틀었다. 국제항공운송협회(IAEA)의 조사에 따르면 항공사 중 4분의 3이 내년에도 항공 화물량이 계속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장거리 항공 여행 시장이 축소면서 에어버스 A330과 보잉 777과 같은 대형 항공기 수십 대가 운항되지 못했다. 이런 대형 항공기는 화물기로 개조되고 있다.

이샨 무니르 보잉 상업용 항공기 판매 총괄은 "777X로 불리는 보잉의 777 개량형 항공기를 화물기로 개조하는 방안을 고객사들과 협의 중"이라고 말했다.

워싱턴=정인설 특파원 surisu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