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 상승 전망이 확산하면서 지난달 거주자 외화예금이 급증해 처음으로 1천억 달러를 넘었다. 한국은행이 16일 발표한 '거주자 외화예금 동향'에 따르면 10월 말 기준 외국환은행의 거주자 외화예금 잔액은 1천7억7천만 달러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이는 9월(942억 달러)보다 65억7천만 달러 늘어난 것으로, 증가 폭은 지난해 10월(78억7천만 달러) 이후 1년 만에 가장 컸다.
외화예금은 8월(4억7천만 달러), 9월(16억 달러)에 이어 3개월 연속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거주자 외화예금은 내국인과 국내 기업, 국내에 6개월 이상 거주한 외국인, 국내 진출 외국 기업 등의 국내 외화예금을 말한다.
주체별로 보면 기업예금(819억6천만 달러)이 62억 달러 증가했으며, 개인예금(188억1천만 달러)은 3억7천만 달러 늘었다.
통화별로는 미국 달러화 예금(875억2천만 달러)이 53억7천만 달러 증가했다. 한은 측은 "환율 상승 기대감에 기업들이 현물환 매도를 늦추고 해외투자와 같은 자본거래 관련 자금을 예치하면서 달러화 예금이 늘었다"고 설명했다.
지난달 일평균 원/달러 환율은 종가 기준으로 9월(1,170.4원)보다 11.4원 오른 1,181.9원이었다.
환율은 지난달 12일에는 1,200원선까지 뛰었다. 기업의 현물환 매도 축소와 단기 운용자금 예치 등으로 유로화 예금(44억4천만 달러)도 지난 9월보다 5억5천만 달러 늘었고, 엔화 예금(51억9천만 달러)과 위안화 예금(17억5천만 달러)도 각각 4억 달러, 1억3천만 달러 증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