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족의 성지’까지 파고 든 태양광 패널...독립기념관 경관 훼손 논란

방문객 주차장 뒤덮은 태양광 시설
부지 제공하고 전체 발전량 3.3%
일부 방문객 ‘실효성 따졌나’ 의문
충남 천안의 독립기념관에 태양광발전시설이 설치되면서 경관 훼손 논란이 일고 있다.

독립기념관은 기념관 주차장(8880㎡)과 겨레누리관 옥상(314㎡)에 연간 발전 용량 2068㎾ 규모의 태양광발전시설을 조성 중이라고 16일 밝혔다.캡코솔라가 공사비 전액(35억원)을 투자한다. 캡코솔라는 한국전력과 발전회사가 설립한 특수목적법인이다.

독립기념관은 부지를 무상으로 제공하는 대신 겨레누리관 옥상에서 생산하는 70㎾h 규모의 전력을 사용하기로 했다. 전체 전력 생산량의 3.3% 수준이다. 독립기념관은 이를 위해 지난 7월 캡코솔라와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독립기념관은 정부의 그린뉴딜 정책에 부응하고 관람객들의 편의를 돕기 위한 사업이라고 밝혔지만 경관을 훼손한다는 비판도 적지 않다.
단풍나무숲길이 유명한 독립기념관은 매년 가을이면 기념관 둘레길과 숲길을 걸으려는 방문객들이 끊이질 않는 힐링 명소다.

천안 지역 건축·디자인전공 교수들은 태양광발전시설 설치에 반대입장을 밝혔다.

대학 관계자들은 “태양광 패널이 독립기념관의 아름다운 경관과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다”며 “독립기념관 주변의 둘레길과 등산을 위해 많은 방문객이 찾는 명소를 태양광 시설로 덮는 건 적절하지 않다”고 말했다.독립기념관을 자주 찾는 김병선 씨(45)는 “회사와 가까워 독립기념관을 자주 찾는데 얼마 전부터 주차장에 거대한 태양광 시설이 들어서는 것을 보고 깜짝 놀랐다”며 “보기에도 좋지 않고 태양광 시설 기둥이 높아 햇빛이 내리쬐는 날에는 주차된 차량을 제대로 가릴 수 있을지 의문이 든다”고 지적했다.

독립기념관 관계자는 “공공기관으로서 정부 정책에 부응하고 친환경 에너지를 사용한다는 장점이 있다”며 “관람객들에게 양질의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고 경관 문제도 감안해 결정했다”고 말했다.

천안=강태우 기자 kt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