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위, 경항모 예산 대폭 삭감…72억→5억

설훈 "서둘러서 될 일 아냐" 신원식 "공감대 부족"

국회 국방위원회는 16일 전체회의에서 해군의 경항공모함(경항모) 관련 예산을 약 72억 원에서 5억 원으로 대폭 삭감해 의결했다. 자료 수집과 조사를 위한 국내외 출장비만 남긴 것으로 사실상 경항모 건조 사업의 적극적인 추진을 보류한 셈이다.

국방위 등에 따르면 정부는 애초 기본 설계 착수금 62억4천100만 원, 함재기 자료 및 기술지원(FMS) 예산 8억4천800만 원, 간접비 9천900만 원 등 총 71억8천800만 원의 예산을 요청했다.

그러나 국방위 예산소위는 전날 "사업 내용의 적정성을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며 이 예산을 보류한 데 이어, 이날 회의에서 5억 원만 통과시켰다. 이후 전체 회의는 소위에서 의결된 5억 원을 그대로 예결위로 넘겼다.

더불어민주당 설훈 의원은 전체회의에서 "해군 입장을 존중해야 하지만, 서둘러서 될 일은 아니다"며 "실제로 (건조 사업을) 해낼 수 있는 여건이 안 돼 있다는 게 예산소위의 판단"이라고 설명했다.

국민의힘 신원식 의원도 "경항모의 필요성에 대한 공감대가 아직 형성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다만, 일부 반대 의견도 나왔다.

민주당 안규백 의원은 "경항모 사업은 서두를수록 좋다는 게 제 생각인데, 이렇게 되면 전력 사업에 치명적인 것 아닌가"라며 "72억 원 중 5억 원으로 무엇을 할 수 있나"라고 반문했다.

같은 당 김병주 의원도 "예산이 많이 삭감된 데 대해 우려한다"며 "올해 이렇게 예산이 줄어들면 내년에 또 차질이 빚어지니 재검토가 필요하지 않나"라는 의견을 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