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 목화, 독자 재건축 추진 "한강뷰 확보…통합사업 반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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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조합설립 72% 동의 확보서울 여의도 한강변 재건축 단지 중 하나인 목화아파트가 서울시의 통합 재건축 계획에 반발하면서 독자적으로 조합 설립을 추진한다.
16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목화아파트 재건축 추진위원회는 조합 설립을 위한 총회를 준비 중이다. 이 단지 주민의 72%가 조합 설립을 위한 동의서를 제출한 상태다. 조합 설립을 위해선 주민 4분의 3(75%) 이상의 동의가 필요하다. 추진위 관계자는 “주민들이 재건축 추진에 대한 열의가 높아 남은 동의율을 금방 채울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강변에 접한 목화아파트는 1977년 준공돼 올해로 45년차다. 최고 12층, 2개 동, 전용면적 49~89㎡ 총 312가구 규모다. 지난 1월 안전진단에서 최하등급인 E등급(불량)을 받으면서 재건축이 확정됐다. 2009년 오세훈 서울시장이 ‘한강 르네상스’ 사업으로 여의도 일대를 전략정비구역으로 지정하면서 같은 해 3월 재건축 추진위원회를 꾸렸다. 그러나 박원순 시장이 취임하면서 여의도 통개발 계획이 백지화돼 추진위 상태로 재건축이 사실상 멈춰 있었다. 2016년께 수직증축 리모델링 추진을 검토했다가 주민 반대로 무산되기도 했다.
오 시장이 재취임하면서 통개발 카드를 다시금 내밀었지만 목화 주민들은 반발하고 있다. 서울시가 인근 삼부아파트(866가구)와 통합 재건축을 요구하고 있어서다. 시는 두 단지를 통합 재건축하고, 층수 규제를 50층 이상으로 완화해주는 대신 한강변에 접한 목화아파트 부지 약 3305㎡를 기부채납받는 계획을 세웠다. 최인식 목화 추진위원장은 “목화는 대부분 단지에서 전면 한강뷰가 확보돼 있다”며 “한강뷰를 보장하는 ‘제자리 재건축’이 아니라면 차라리 단독 재건축이 낫다”고 강조했다.삼부아파트도 ‘오세훈표 정비사업’인 신속통합기획(신통기획) 재건축 문을 두드리는 등 독자 노선을 찾는 분위기다. 신통기획은 정비사업 초기 단계에 서울시가 개입해 가이드라인을 제시하고, 신속한 사업 추진을 지원하는 방식이다. 삼부 추진위는 신통기획 신청 가능 여부를 시에 문의한 상태다.
최근 여의도 일대에선 재건축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1971년 준공돼 여의도에서 가장 오래된 시범아파트는 신통기획 재건축 참여 신청서를 제출했다. 시는 여의도아파트 지구단위계획안을 사실상 완성했지만 부동산시장 자극 등을 우려로 발표를 미루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신연수 기자 s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