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수병 사건'…경찰 "인사·업무 불만 따른 표적 범행" 결론

피해자들 모두 같은 팀 근무
지방발령·과중한 업무지시 불만

일명 '생수병 사건'과 관련 경찰이 피의자 A씨의 범행 동기에 대해 결론 내렸다. 사진은 기사와 무관함.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지난달 서울 서초구의 한 회사에서 발생한 일명 '생수병 사건'과 관련 경찰이 피의자 A씨의 범행 동기에 대해 결론 내리고 수사를 마무리했다.

서울 서초경찰서는 살인·살인미수 혐의로 입건된 강씨가 인사불만과 업무지시에 대한 불만으로 단독 범행한 것으로 보고 16일 수사를 종결했다고 밝혔다.

지난달 18일 오후 이 회사에서 근무하는 남녀 직원 2명이 사무실 책상 위에 놓여 있던 생수병에 든 물을 마신 뒤 약 1시간 간격으로 의식을 잃고 쓰러지는 사건이 발생했다.

이후 남성 직원 1명은 중태에 빠진 뒤 사망했고, 당일 무단결근한 A씨는 자택에서 극단적 선택을 했다.

앞서 같은 달 10일에도 숨진 A씨의 룸메이트였던 직원 1명이 사무실에서 음료를 마시고 병원 신세를 졌던 사실이 확인되기도 했다. 이들은 모두 A씨와 같은 팀에서 근무하던 직원들로 파악됐고, 사망한 남성은 A씨가 근무하던 팀의 팀장으로 확인됐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이들을 특정해 범행했다. 독극물을 마시고 숨진 남성에 대해서는 지방 발령에 대한 인사 불만, 같은 팀 소속 상급자로 A씨와 룸메이트였던 직원에 대해서는 인사 발령을 막아주지 않았다는 데 분노한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또 "피해 여직원에 대해서는 동갑내기면서 상급자인 여직원이 자신에게 평소 과중한 업무를 주고 부려먹는다고 생각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A씨의 자리에서 발견된 메모에도 여직원을 향한 원망이 담겨있었다는 설명이다.

한편, 범행 뒤 유서를 남기지 않고 극단적 선택을 한 A씨의 집에서는 지문 감식 흔적 등이 발견되기도 했다. '완전범죄를 꿈꾼 것 아니냐'는 말이 경찰 안팎에서 나온 이유다.

경찰은 '생수병 사건'을 A씨의 단독 범행으로 결론 짓고, 형사소송법에 따라 '공소권 없음'으로 불송치 처분해 수사를 공식적으로 마쳤다.

이보배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