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단 밑에서 박스 깔고 쉬어요"…쉴 곳 없는 병원 청소노동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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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건의료노조 397명 실태조사…절반은 "공식 휴게실 없어" "새벽같이 출근해 일하다가 폐기물 박스를 깔고 계단 밑에서 누워 쉬는 사람의 심정을 아시나요. 지상 20층, 지하 5층에 달하는 건물에서 허락되는 것은 하나씩 주어진 사물함뿐입니다.
"
서울 대형병원에서 근무하는 A씨는 16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병원 청소노동자 휴게실 실태 증언대회'에서 청소 노동자의 열악한 현실을 이같이 전했다.
그는 "사물함이 놓인 탈의실에는 에어컨과 난방기기가 없다"며 "선풍기 한 대를 달려고 해도 사측에서는 불이 나면 책임질 거냐며 허락하지 않았다"고 토로했다. 경기도 종합병원에서 일하는 B씨는 "휴게실이 지하 주차장 한복판에 있는 데다가 에어컨을 고쳐주지 않아 소음, 더위, 냄새로 쉴 수 없다"며 "온열 장치도 제대로 돼 있지 않아서 다가오는 겨울이 걱정"이라고 말했다.
B씨는 "많은 사람이 한 공간에서 쉬다 보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도 안전하지 않다.
수십명이 자가 격리되는 일도 있었다"며 "불안감에 결국 층마다 오물처리실에서 쉴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이 주최한 이 날 행사에서는 병원 청소노동자 휴게실 실태조사 결과도 발표됐다.
보건의료노조가 병원 청소노동자 397명을 조사한 결과 전체 응답자의 48.1%가 공식 휴게실이 없다고 답했다.
휴게실을 대신하는 장소로는 창고(23.2%)가 가장 많았고, 이어 계단 밑(22.2%) 순이었다. 또 응답자의 44.1%는 휴게실에 환기 장치가 없다고 답했고, 68.4%는 세면·사워 시설이 없다고 전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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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대형병원에서 근무하는 A씨는 16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병원 청소노동자 휴게실 실태 증언대회'에서 청소 노동자의 열악한 현실을 이같이 전했다.
그는 "사물함이 놓인 탈의실에는 에어컨과 난방기기가 없다"며 "선풍기 한 대를 달려고 해도 사측에서는 불이 나면 책임질 거냐며 허락하지 않았다"고 토로했다. 경기도 종합병원에서 일하는 B씨는 "휴게실이 지하 주차장 한복판에 있는 데다가 에어컨을 고쳐주지 않아 소음, 더위, 냄새로 쉴 수 없다"며 "온열 장치도 제대로 돼 있지 않아서 다가오는 겨울이 걱정"이라고 말했다.
B씨는 "많은 사람이 한 공간에서 쉬다 보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도 안전하지 않다.
수십명이 자가 격리되는 일도 있었다"며 "불안감에 결국 층마다 오물처리실에서 쉴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이 주최한 이 날 행사에서는 병원 청소노동자 휴게실 실태조사 결과도 발표됐다.
보건의료노조가 병원 청소노동자 397명을 조사한 결과 전체 응답자의 48.1%가 공식 휴게실이 없다고 답했다.
휴게실을 대신하는 장소로는 창고(23.2%)가 가장 많았고, 이어 계단 밑(22.2%) 순이었다. 또 응답자의 44.1%는 휴게실에 환기 장치가 없다고 답했고, 68.4%는 세면·사워 시설이 없다고 전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