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가 큰 손' 조지 소로스, 쿠팡 주식 샀다…엇갈리는 증권가 전망

저가 매수 기회로 판단, 쿠팡 주식 170억어치 매수
엇갈리는 국내외 증권가 전망…"위드 코로나로 성장 둔화"
사진=한경DB
미국의 거물 투자자 조지 소로스의 소로스펀드매니지먼트가 쿠팡 주식 50만주를 사들였다. 지난 3월 상장 이후 쿠팡 주가가 계속 하락세를 보이자 저가 매수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국내 증권가에선 쿠팡에 대해 부정적인 전망이 잇따르면서 해외 증권사와 전망이 엇갈리고 있다.

17일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따르면 지난 3분기 소로스 회장이 이끄는 소로스 펀드 매니지먼트(Soros Fund Management)는 미국 증시에 상장한 쿠팡 주식 50만주를 매입했다. 지분 가치는 1408만 달러(약 170억원)에 달한다.미국 경제 주간지 포브스에 따르면 소로스의 순재산(net worth)은 86억 달러(10조1471억원) 수준이다. 워런 버핏와 짐 로저스와 함께 세계 3대 투자가로 불린다. 그는 미국 주식 비중을 줄이면서도 쿠팡 매입을 결정했다. 실제 소로스펀드 매니지먼트는 전기차 배터리 스타트업 퀀텀스케이프 지분 등을 매각했다.

해외 증권가에선 쿠팡의 주가가 지속해서 하락하자 매수에 나선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쿠팡 주가는 상장 첫날 69달러까지 치솟았지만 이후 공모가(35달러) 밑으로 떨어져 거래되고 있다. 이를 두고 미국 증권가에선 '쿠팡 주식은 저평가'라는 보고서가 나오기도 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와 골드만삭스는 쿠팡의 목표가를 각각 55달러, 61달러로 제시했다.

다만 국내 증권가에선 단계적 일상 회복으로 온라인 유통 채널 전반 성장세가 이전보다는 둔화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김명주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쿠팡의 로켓프레시 부문에서 높은 성장률은 기록하고 있지만, 국내 온라인 식품 시장에서 오프라인 유통 기업의 경쟁력을 고려하면 신규 성장 동력이 되기는 어렵다"며 "쿠팡의 주가 반등은 해외 진출을 통한 타겟 시장 확대와 플랫폼 비즈니스 확대를 통한 서비스 수익이 구체화돼야 가능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박상준 키움증권 연구원도 "국내 백신 접종률 상승과 단계적 일상회복 진입에 따라 이커머스 시장 성장률과 온라인 침투율, 그리고 쿠팡 매출 성장률이 둔화될 것"이라며 "중기적으로 국내 이커머스 업체들의 수익성은 수요 성장 둔화, 투자 확대, 판촉 경쟁 심화로 부진한 흐름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한다"고 내다봤다.

류은혁 한경닷컴 기자 ehry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