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스크 '입방정'에…리비안·루시드로 눈 돌리는 개미들

루시드, 리비안 매수세...테슬라보다 강해
일론 머스크, 7거래일 연속 보유 주식 820만 주 매각
JP모간발 악재도 겹쳐
개인투자자들이 테슬라 대신 리비안, 루시드, 포드를 포함한 다른 전기차(EV) 기업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의 연이은 지분 매도로 테슬라의 주가가 하락세를 보이고 있어서다.

블룸버그통신은 16일(현지시간) 반다리서치의 자료를 인용해 개인투자자들이 지난 한 주 동안 약 3억7800만달러 상당의 리비안, 루시드, 포드 등의 주식을 매입했다고 보도했다. 테슬라를 매입한 규모보다 크다. 피델리티의 데이터도 비슷하다. 16일을 기준으로 리비안과 루시드는 개인투자자들이 가장 많이 사들인 종목이었다. 테슬라는 3위를 차지했다. 포드와 볼보의 전기차 폴스타와의 스팩(SPAC·기업인수목적회사) 합병을 앞둔 고어스구겐하임이 뒤를 이었다.
개인투자자들의 전기차 기업 매수세/사진=블룸버그
테슬라가 부진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올해 들어 테슬라 주가의 상승률은 44.54%에 달한다. 하지만 다른 EV 업체들의 주가 상승률은 더 빛난다. 루시드와 포드는 같은 기간 동안 452.99%, 132.28% 올랐다. 지난 10일 나스닥시장에 상장한 리비안은 공모가(78달러) 대비 2배 넘게 폭등했다. 공식 매출 실적이 없는 신생기업 리비안은 이날 연간 1000만 대를 생산하는 글로벌 3위의 자동차 업체 폭스바겐의 시가총액을 넘어서며 시장의 기대감을 키웠다.


테슬라의 주가는 머스크의 계속된 지분 매도로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머스크는 지난 6일 자신이 보유한 테슬라 지분(약 1억7050만 주) 가운데 10%를 매각할지 여부를 묻는 트위터를 올린 후 7거래일 연속 지분을 팔아치우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머스크는 지금까지 약 820만 주를 처분했다.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기 위해서는 약 1000만 주를 더 매각해야 한다.JP모간발 악재도 겹쳤다. JP모간은 테슬라가 신주인수권(워런트) 계약을 위반했다며 1억6200만달러 상당의 지급 소송을 제기했다. 머스크가 2018년에 작성했던 트위터 게시물이 문제가 됐다. 뉴욕 맨해튼 연방법원에 제출한 소장에 따르면 JP모건은 "테슬라의 상장폐지를 검토하고 있다"는 머스크의 트위터 게시물이 워런트 권리행사가격을 조정할 수 있는 중대한 기업 거래에 해당한다고 했다.

이날 테슬라는 전날보다 4.08% 상승한 1054.73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천이백슬라'를 달성하며 신고점을 찍은 지난 4일(1229.91달러)보다 14.24% 하락했다.

박주연 기자 grumpy_ca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