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만원→2000만원 '껑충'…"맘에 안 들어도 무조건 사라"

지드래곤 스니커즈 '퀀도1'
나이키, 다음달 3일 제품 정식 판매
판매 가격·방식은 아직 미정…미국선 180달러
'에어포스1파라노이즈'는 몸값 100배 '껑충'
"되팔아 재테크하자"…리셀러 관심 높아
"내가 신고 싶진 않지만 지드래곤 이름이 붙은 제품인 만큼 무조건 '떡상(급상승)'할 것 같다. 어떻게든 갖고 싶다." - 직장인 이모 씨(33)

"디자인이 맘에 들든 안 들든 구할 수 있으면 무조건 사야 한다. 예전 지드래곤의 협업 제품 리셀가를 보면 이 제품도 수익률이 어마어마할 것 같다." - 프리랜서 노모 씨(29)
가수 지드래곤이 나이키와 협업해 출시하는 스니커즈가 공개되며 리셀(재판매)족 관심이 뜨겁다. 제품 디자인에 대한 평가는 갈리지만 국내 톱스타이자 패셔니스타인 지드래곤이 협업한 제품인 만큼 소장가치가 높다는 이유다.

20만원짜리 지드래곤 스니커즈, 2000만원에 리셀 '전력'

사진=나이키 제공
17일 업계에 따르면 나이키는 다음달 3일 지드래곤과 함께 협업한 스니커즈인 '나이키 퀀도 1'을 출시할 예정이다. 퀀도1은 한국의 대표 스포츠 '태권도'와 지드래곤 본명인 '권지용'을 합친 말이다.

퀀도1은 지드래곤이 나이키와 세 번째로 협업한 스니커즈다. 앞서 지드래곤과 나이키가 함께 선보인 '에어포스1파라노이즈'는 발매 당시 가격이 20만원대였지만 이후 가격이 100배나 뛰어 2000만원대에 리셀(재판매)되기도 했다.연예인 협업 상품은 한정판으로 출시돼 최초 구매가격보다 리셀 가격이 높게 형성된다는 이유에서 퀀도1의 출시를 암시하는 글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라올 때마다 스니커즈 컬렉터들 사이에서는 "제품 출시가 임박한 것 아니냐"는 말이 나오곤 했다. 최근 그룹 빅뱅의 멤버 태양, 가수 세븐, 산다라박, 방송인 조세호 등은 지드래곤으로부터 선물 받은 '퀀도1' 사진을 SNS에 올리며 고마움을 표했다. 이를 본 소비자들은 "디자인이 다 나온 만큼 정식 발매가 임박한 것 아니냐"며 관심을 보였다.
[사진=나이키 제공]
이번에 출시되는 제품은 나이키 축구화 티엠포와 골프화 등에서 영감을 받아 제작했다는 것이 나이키 측의 설명. 윙 부분은 스포티함과 포멀함을 모두 살려 중성적 느낌을 살렸다. 컬러는 흰색으로 출시돼 어떤 옷과도 어울리게 제작됐다. 미국에서는 180달러(약 21만원)로 판매 가격이 책정됐지만 국내 가격은 아직 미정이다. 나이키 관계자는 "국내 판매 가격과 판매 방식 등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과거엔 '컬렉터'만 관심…이젠 '재테크족' 뛰어들었다

[사진=게티이미지]
과거 스니커즈 컬렉터를 중심으로 한정판 제품을 구매하려는 수요가 있었던 것과 달리, 최근에는 스니커즈 리셀이 재테크 수단으로 각광받으며 한정판 스니커즈 리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한국소비자원이 소셜데이터 분석 플랫폼인 바이브컴퍼니의 '썸트렌드 비즈'를 통해 분석한 결과, 소셜미디어에서 '리셀 테크'(리셀+재테크) 언급량은 2018년 1만5247건에서 2019년 1만9773건, 지난해 2만1802건으로 증가했다.

특히 리셀테크와 관련해 3년간 가장 많이 언급된 단어로는 '신발'과 '나이키'가 1~2위를 차지했다. 이외에도 뉴발란스, 아디다스 등 스니커즈 브랜드와 이지부스트 등 신발 모델명을 지칭하는 키워드가 언급량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리셀 항목 중에서도 스니커즈에 대한 관심도가 특히 높다는 의미다.
서울 여의도 더현대서울의 한정판 스니커즈 리셀 매장 'BGZT랩'. [사진=이미경 기자]
유통업체들도 이같은 트렌드를 인식해 오프라인 점포에 스니커즈 리셀 매장을 선보이는 등 적극 대응하고 있다. 지난 2월 여의도에 문을 연 더현대서울에 중고거래 플랫폼 번개장터의 한정판 스니커즈 리셀 매장 'BGZT랩'이 들어선 게 대표적 사례다.갤러리아백화점은 올 4월 서울 압구정 명품관에 스니커즈 리셀 편집숍 '스태디움굿즈'를 열고 약 200켤레의 리셀 스니커즈를 선보였다. 롯데백화점은 지난해 12월 영등포점을 MZ(밀레니얼+Z)세대 겨냥 콘셉트로 리뉴얼하면서 국내 첫 스니커즈 리셀 오프라인 매장인 '아웃오브스탁'을 개점했다.

한 패션업계 관계자는 "예전에는 스니커즈 모으는 것을 좋아하는 컬렉터들만 한정판 제품에 관심을 가졌다면 요즘에는 취미와 상관없이 재테크를 위해 연예인 협업 상품 등 한정판 스니커즈를 구매하려는 수요가 많아졌다"고 말했다.

이미경 한경닷컴 기자 capita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