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이비통 백' 안 부러운 '럭셔리펀드' [하박사의 쉬운 펀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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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경닷컴 더 머니이스트급등하는 부동산 가격과 물가 상승, 경기 불황에 연애·결혼·출산을 포기하는 삼포세대가 있습니다. 여기에 취업과 주택소유까지 포기하면 오포세대가 됩니다. 이들 세대는 기성 세대가 당연히 추구하고 소유했던 것들을 인생을 포기하는 대신 좋은 자동차와 반려 동물, 명품들을 구매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이젠 명품도 소비 아닌 '투자'
돈을 모아서 미래의 행복을 준비하는 것보다 현재의 만족을 위해 소비하는 것이 새로운 트렌드 중 하나입니다. 젊은 세대에게 주택을 사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의 영역이지만, 그 허전함을 채워주는 것 중 하나가 명품 구매입니다. 조금 무리하면 나의 자산으로 명품을 가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최근에는 명품을 사러 백화점에 굳이 가지 않아도 온라인 구매 사이트에서 구입할 수 있어, 명품 사는 것이 쉬워졌습니다. 머스트잇과 발란, 트레비와 같은 플랫폼의 이용자는 꾸준히 늘고 있습니다.
루이비통, 샤넬, 에르메스 등 명품은 고가여서 선뜻 사기 쉽지 않지만 이런 명품회사의 주식은 펀드 투자로는 10만원부터 분산해서 투자할 수 있습니다. 이른바 럭셔리 펀드입니다. 샤넬은 비상장회사이기 때문에 주식투자가 불가능하지만 상장회사들의 명품들은 접근 가능합니다.국내 대표적인 럭셔리 관련 펀드상품은 위의 표와 같습니다. NH아문디 HANARO글로벌럭셔리 S&P ETF와 IBK럭셔리 라이프스타일 펀드를 보면 펀드투자의 대부분이 럭셔리 관련 회사에 투자되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럭셔리 펀드산업의 성장에 초점을 맞춰 투자하려면 위 두 펀드에 투자를 하면 되고, 두 개 펀드 중 좀 더 액티브하게 투자를 하려면 NH아문디 HANARO글로벌럭셔리 S&P ETF를 주식시장에서 매매하면 됩니다. 미국 주식시장에서 거래되는 ETF로는 LUXURY GOODS ETF 상품이 있습니다.한국투자 글로벌 브랜드파워 펀드와 에셋플러스 글로벌 리치투게더 펀드의 경우 럭셔리 관련 회사 외에 글로벌 브랜드와 대표적인 IT 성장주, 대형 금융회사에도 투자하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두 펀드의 차이는 한국투자 글로벌브랜드 파워펀드는 편입종목의 기준이 비지니스 위크라는 외부 채널인 반면, 에셋플러스 글로벌리치 투게더 펀드는 운용회사의 고유의 판단기준이라는 점입니다.
이처럼 펀드에서 발표하는 상위 10개 종목의 면면을 살펴보면, 펀드의 운용방향과 성격을 좀 더 쉽게 파악할 수 있습니다.
명품 브랜드는 경기를 잘 타지 않는 데다 최근 들어 명품을 소비가 아닌 투자의 개념으로 보는 시각이 많아지면서 투자자들의 관심도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위드 코로나로 전환되고, 해외여행이 활성화한다면 관련산업과 회사의 주가에도 긍정적인 영향이 미칠 것으로 예상됩니다.주식시장에 상장돼 있는 명품브랜드 회사는 꾸준한 성장을 기록해왔지만 펀드투자의 관점에서는 몇가지 주의를 기울이면 좋겠습니다.
첫째, 시장 전체에 투자하는 방식이 아니고 특정산업에 투자하는 섹터 펀드이므로 주력 펀드보다는 추가 포트폴리오 투자로 접근하는 것이 좋습니다. 시장상황에 따라서 전체 주식시장은 올라가는데, 그만큼 오르지 않거나 때때로 반대 방향의 수익률을 보일 수 도 있습니다.
둘째, 명품 브랜드의 가격 상승과 펀드의 수익률이 똑같이 움직이지는 않습니다. 회사의 주식 가격은 제품의 가격 뿐만 아니라, 경기상황과 제품의 수요, 타 산업과의 연관성 등이 종합해 산정되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내가 좋아하는 브랜드의 제품가격이 오른다는 뉴스가 나왔다고 해서 바로 펀드를 구매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습니다.셋째, 단기 투자보다는 3년 이상의 중장기 투자가 적당합니다. 명품을 사서 오래 둬도 가치가 쉽게 사라지지 않지만, 명품회사의 주식가격은 여러가지 요인에 따른 단기적인 변동성으로 손실 가능성이 있습니다. 하지만 1년 이상의 투자에서는 시장지수 대비 플러스 수익률을 기록 해왔기 때문에 중장기 투자시 성공 투자 확률이 높습니다.위 표에서 최근의 코스피 지수 펀드의 수익률은 마이너스를 기록했지만, 럭셔리 펀드는 견조한 수익흐름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럭셔리 펀드는 특정 섹터에 투자하는 유형의 상품으로 시장의 방향이 하락 추세를 보일 때에도 견조한 성과를 기대할 수 있는 상품입니다.
필자가 생각하는 펀드투자의 순서는 '시장 인덱스 펀드→성장형 펀드→가치형 펀드→섹터 펀드' 입니다. 시장의 흐름을 먼저 따라가고, 이후 성장주와 가치주 스타일의 펀드에 투자를 분산하고, 그 다음으로 특정 섹터의 투자로 범위를 확대하는 것입니다. 집을 지을 때 기초 지반을 공고히 한 뒤 기둥을 세우고, 다음 지붕을 올리는 순서와 유사하다고 보면 됩니다.
럭셔리 펀드는 펀드 투자경험이 충분히 쌓이고, 기존 상품의 포트폴리오를 보완하고 싶을 때 적합한 대안 상품입니다. 또한 위드 코로나 상황이 진전되고, 소비가 활성화되면 더 각광을 받을 수 있는 투자상품으로 추천할 수 있는 상품입니다.<한경닷컴 The Moneyist> 하준삼 신한은행 PWM서울파이낸스센터 PB팀장, 경영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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