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의약품청, 노바백스 코로나 백신 조건부허가 심사 시작

EMA, 몇 주 내로 결과 발표
사진=연합뉴스
노바백스는 17일(현지시간) 유럽의약품청(EMA)이 회사의 코로나19 백신 ‘누박소비드(NVX-CoV2373)’에 대한 조건부 판매허가 신청(CMA)의 심사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EMA는 제출된 자료가 효능 안전성 품질을 보여주기에 충분히 완전하다면 몇 주 내로 판매허가 여부가 결정될 것이라고 했다. EMA는 앞서 순차심사(롤링 리뷰)를 통해 이미 노바백스 백신 관련 자료의 부분 검토를 마쳤다. EMA 산하 약물사용자문위원회(CHMP)는 회사가 제출한 자료를 통해 실험실 연구 결과, 백신의 품질 및 생산 방식에 대한 일부 정보, 안전성, 면역원성 등을 평가한 상태다.

스탠리 에르크 노바백스 최고경영자(CEO)는 “입증되고 잘 알려진 플랫폼 기술을 기반으로 유럽에서 추가 백신 선택권을 제공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노바백스의 NVX-CoV2373는 합성항원 방식으로 개발됐다. 인플루엔자(독감), B형 간염, 자궁경부암 백신 등 기존 백신에서 장기간 활용된 방식이다. 이를 통해 안전성과 유효성을 입증했다는 설명이다. 보관 및 유통도 용이하다. 섭씨 2∼8도의 냉장 조건에서 보관이 가능한 만큼 기존 백신 물류망을 활용해 유통할 수 있다. 접종 단계에서 해동 등의 과정도 불필요하다.노바백스는 앞서 미국과 멕시코에서 18세 이상 성인 3만명을 대상으로 NVX-CoV2373 임상 3상을 진행했다. 임상 결과 90.4%의 예방률을 확인했다. 중등증 및 중증 감염 예방률은 100%였다. 영국에서 18~84세 성인 1만5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3상에서도 89.7%의 중등증 및 중증 감염 예방률을 입증했다. 이상 반응은 대부분 경증 혹은 중등증으로 경미했다.

노바백스는 NVX-CoV2373의 이 같은 결과를 바탕으로 최근 필리핀과 인도네시아에서 긴급사용승인을 획득했다. 유럽연합(EU) 및 영국 인도 캐나다 뉴질랜드 호주 보건당국에도 긴급사용승인 신청을 완료했다. 세계보건기구(WHO)에도 긴급사용목록(EUL) 등재를 요청한 상태다. 연내 미국 식품의약국(FDA)에도 관련 서류를 제출할 예정이다.

연이은 노바백스 백신 승인 가능성에 SK바이오사이언스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NVX-CoV2373의 국내 생산 및 상업화에 대한 권리를 보유하고 있다. SK바이오사이언스의 안동 코로나19 백신 생산시설은 지난 5월 EMA의 우수의약품제조및품질관리기준(EU-GMP) 인증을 획득했다. 유럽 보건당국을 통한 입증 과정을 거친 만큼, 노바백스 백신이 EMA의 승인을 얻을 경우 SK바이오사이언스의 백신 생산 물량 확대 등 가능성도 점쳐진다.

노바백스와 SK바이오사이언스는 지난 15일 국내 식품의약품안전처에도 NVX-CoV2373의 품목허가 신청을 완료했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질병관리청과 NVX-CoV2373에 대해 총 4000만 도즈(1도즈는 1회 접종량)의 공급계약을 맺은 바 있다. 품목허가가 이뤄지면 즉각 NVX-CoV2373의 국내 공급이 가능할 것으로 SK바이오사이언스 측은 보고 있다.

이도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