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근영의 메타버스와 암호화폐 이야기] 메타버스와 NFT 그리고 DeFi 투자해서는 안되는 이유

한경닷컴 더 라이피스트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메타버스와 NFT 이야기 그리고 DeFi 이야기가 세상을 뒤덮고 있다.
여기저기서 메타버스와 NFT, DeFi에 대한 세미나와 컨퍼런스가 홍수를 이룬다.
한껏 달궈진 분위기에 휩싸이다 보면 현실과 메타버스 세계가 혼동이 올 수도 있다.

올 초부터 붐을 일으키고 있는 NFT는 성급한 투자자들이 기존 예술품 시장에서 아직 예술적 가치가 미처 검증되지 못한 작가들의 작품까지 상상초월 가격으로 매입하고 있으며, 페이스북이 회사명 자체를 아예 메타로 바꿀 정도로 미래 먹거리로 주목받고 있는 메타버스 분야는 본격적으로 버블이 형성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메타버스를 앞세워 암호화폐와 NFT 발행으로 한탕 하려는 다단계 관계자들이 바삐 돌아다니고 있으며 사용자 기반도 없이 아이디어 하나로 도전하는 예비 창업자들도 속속 뛰어들면서 버블을 만드는데 일조하고 있다.

역사를 살펴보면 신기술 발달의 저변에는 반드시 버블이 동반되어 왔으며 역설적으로 버블이 기술발달의 촉진제 역할을 했다는 것 역시 맞는 얘기다.

그리고 지난 역사속에 확인된 바와 같이 성공한 사업가와 위대한 예술가는 어느 한 순간에 만들어진 것이 아님을 알 수 있는데 위대한 기업의 성공은 실적이 쌓여야 인정받고 예술가의 평가는 시간이 흘러야 그 가치가 인정되는데 간혹 사후에 빛을 발하는 경우도 많다.1990년 대 말 인터넷 버블 시기 '인터넷 전화'라는 지금은 누구나 쉽게 구현하고 대중화된 기술 개념을 앞세워 당시 국내 최고 기업 현대중공업의 시가 총액을 간단히 앞섰던 "새롬기술"이라는 회사가 있었다.

지금은 광대역 고속도로로 발전한 인프라 덕분에 대용량 동영상까지 눈 깜짝 할 사이에 다운로드 되는 세상이 되었지만, 당시 열악한 인터넷 환경과 세계 각국 통신회사와의 이해 마찰로 실현조차 제대로 못하고 버블이 꺼진, 당시로는 현실성 없는 아이디어에 불과한 사업모델 실패로 수많은 투자자들은 휴지조각으로 변한 주식을 들고 땅을 쳤으며,

마찬가지로 광고를 보면 돈을 준다는 아이디어 하나로 코스닥 황제주로 등극했던 "골드뱅크" 신화 역시 제시한 사업모델에서 실적이 나오지 않자 여기저기 문어발식 사업 다각화를 추구하다 대표이사 횡령 등 법적 조치로 몰락하면서 투자자들의 피와 눈물이 흘러 넘쳤다.과거 프랑스의 미시시피 버블, 영국의 남해 버블과 네덜란드의 튤립 버블 그리고 최근의 서브프라임 모기지를 보더라도 버블의 탄생과 종말은 동일한 패턴으로 나타나며 대부분 막판에 대박 환상에 눈이 먼 민초들이 모든 거품 손실을 떠안는 것으로 마감되어 왔다.

이렇게 시대를 초월하며 기술의 변곡점에서 나타나는 버블 생성의 원인은 이른바 포모 현상에 기인한 바가 크다. 포모(FOMO, fear of missing out) 혹은 ‘고립공포감’이란 용어는 본래 마케팅 용어였으나 사회병리 현상을 설명하기 위한 심리학 용어로도 많이 사용된다. 포모는 '놓치거나 제외되는 것에 대한 ‘두려움’ 또는 '자신이 해보지 못한 가치 있는 경험을 다른 사람이 실제로 하고 있는 것, 또는 정확히 확인되지 않았지만 그렇게 보이는 상황에 대한 막연한 불안감에 대해 묘사할 때 주로 사용되는 용어다.

최근 부동산 가격이 끝없이 오를 것 같은 두려움에 영끌을 해서라도 집을 산 사람, 암호화폐로 대박을 친 지인을 바라보며 나만 홀로 소외되고 뒤 떨어지는 것 같은 공포감에 알지도 못하는 코인에 투자하여 커다란 손실을 본 사람을 대표적인 ‘포모’라고 할 수 있으며 그리고 지금도 수많은 FOMO가 메타버스와 NFT 시장을 기웃거리고 있다.최근 언론을 도배하는 NFT와 메타버스, 그리고 이들이 만들어간다는 미래의 모습에 눈이 팽팽 돌아갈 지경이다. 나이든 사람들은 용어의 생소함에 겁부터 날 정도이며 시간이 갈수록 우리가 배우고 익혀야 하는 것들이 빠르게 늘어나고 있으며, 이렇게 빠른 기술적 변화를 바라보며 나는 FOMO가 아닌가 하는 불안감과 남들이 모두 떼돈을 벌고 앞서가는데 나만 뒤쳐진 게 아닌가 하는 공포감에 밤잠을 설치는 사람들이 한 둘이 아니다.

그러나 역사를 아는 현자(賢者)는 여유롭다.

그들은 포커판의 호구가 되는 것을 어떻게 피하는지를 안다. 내공이 깊은 투자자는 소음에 휘둘리지 않는다. 모든 기술적 변화, 혁신의 소용돌이 속에서 경거망동 하면 피해를 입기 십상이다.

역사까지 들먹이지 않아도 과거 인터넷 버블과 ICO 버블을 통해 우리는 새로운 시장이 탄생 할 때 준비된 사람만이 그 흐름에 올라탄 것을 확인 할 수 있었다. 준비 안된 사람이 무리한 욕심을 내는 것은 튤립버블에서 최후에 구근을 매수한 피해자에 불과 할 뿐이며 폰지 사기에서 폭탄 돌리기의 최종 주인공이 될 가능성이 높다.

버블이 넘쳐날 때 현명한 투자자라면 투자하기 전에 과연 내가 준비된 투자자인가 또는 창업자로서 해당 사업에 진출 할 때 과연 내가 준비된 사업가인가를 냉정하게 평가하고 투자해야 한다.

특히 신기술일수록 기술적으로 구현 가능하더라도 정작 사용자의 호응을 받지 못하면 시장성이 검증 안된 기술을 위한 기술에 불과하다고 생각해야 한다. 기술이 좋다고 고객이 스스로 찾아와 대박을 친 그런 비즈니스 모델을 찾아볼 수 없다. 원래 고객은 기술을 잘 모른다. 기술보다는 사용의 편리함, 또 주변 사람들의 추천 등에 의해 상품을 선택한다.

따라서 기술 초기 단계인 현재 필자는 메타버스나 NFT 그리고 DeFi는 투자하기에는 선뜻 손이 안 나가는 많은 문제점을 보유하고 있다고 본다.

먼저 NFT에 대하여 생각해 보자.

우선 현재 발행된 모든 NFT는 완벽하지 않다. 일단 NFT는 기본적으로 고유식별자와 메타데이터 그리고 컨텐츠의 3가지 요소로 이뤄지는데 고유식별자는 비밀키와 공개키로 이루어진 소유자를 구분하는 데이터이며, 메타데이터는 일종의 분류 코드다. 즉 해당 NFT가 미술품인지 음원인지 또는 다른 분야의 상품인가를 구분하는 도서목록 같은 데이터를 말한다.

그리고 해당 NFT의 본체라고 할 수 있는 컨텐츠, 이렇게 3가지 요소로 NFT는 구성되는데 아직까지는 블록체인에 담기는 요소는 오로지 고유식별자 하나만 기록되고 있으며 나머지 2가지 요소는 용량 문제등으로 이른바 중앙집중화 된 서버에 별도로 기록하고 있다.

즉 현재 NFT 구조는 해당 상품(작품)에 대한 완벽한 블록체인화가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의미다. 따라서 최악의 경우 서버에 기록된 해당 컨텐츠나 메타데이터가 해킹 될 경우 투자한 NFT의 가치가 일순간에 사라질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이는 기술적인 문제 보다는 현재 이더리움의 한계, 즉 인프라 문제라고 볼 수 있는데 NFT를 기록하고 저장할 이더리움의 낮은 용량처리와 높은 수수료 때문에 아직도 상당한 시간이 흘러야 우리가 원하는 완벽하게 탈중앙화된 NFT를 만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두번째 DeFi를 보자. 블록체인 산업 개화 이래 수많은 DeFi 상품과 관련 코인이 출시되었고 점차 그 영역을 확대하고 있지만 아무리 금칠하고 포장 해도 디파이(DeFi)는 기존 금융 시장의 매커니즘을 벗어날 수 없다. DeFi는 전통 금융시장에서 중개자를 제거한 금융상품 거래 방식의 변화에 불과할 뿐이다.

그런데 최근 DeFi 열풍 속에 올림푸스 다오라는 프로젝트가 시총 4조원을 돌파했다는 뉴스가 나왔다. 이 코인 백서와 언론 기사와 같이 이자 지급 율이 무려 8,000%가 넘는다는 얘기를 확인한 필자의 생각은 이 코인은 마치 폰지와 다를 바 없다고 생각되었다. 튤립버블이 따로 없다. 솔직히 마치 맹물로 가는 자동차 얘기를 듣는 느낌이다. 아니면 필자가 잘 이해하지 못하는 금융 매커니즘이 있다면 누가 좀 설명해 줬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다.

금융산업은 기본적으로 여신 업무에 기반한 이자수익 모델과 투자 업무에 기반한 운용 수익 모델로 나뉘며 보험 산업과 신용평가업 및 중계 서비스업 등 관련 부수 산업과 파생상품까지 존재한다.

하지만 기본적으로 금융 비즈니스 모델은 예대 마진을 기본으로 하는 이자 수익과 주식 투자와 같은 투자(배당) 수익을 기본으로 하기에 모든 금융 상품은 기본적으로 Yield(수익률)가 없다면 존재할 수 없다. 결국 Yield가 있느냐 없는가에 따라 금융 상품과 금융 산업의 존재 여부가 결정된다고 할 수 있는데 명확한 Yield 모델이 눈에 띄지 않는 디파이 상품이 넘쳐나는 지금은 아직 DeFi에 투자하기에는 매우 위험한 시기라고 생각된다.

메타버스 열풍 역시 아직은 적극적으로 접근하기에는 Risk가 크다고 본다.

메타버스는 일종의 가상 세계, 가상 공간이다. 가상 세계는 시공간이 존재하지 않는다. 따라서 현실 세계와 같이 유동인구가 많고 대체 불가능한 가치 높은 공간이 존재하는 것 자체가 쉽지 않으며 유저는 언제든 쉽게 다른 곳으로 이동이 가능한 세상이기에 향후 성공할 메타버스 세계의 비즈니스 모델을 현 시점에서 가늠하기에는 매우 어려운 일이라 생각된다.

과연 우리가 기대하는 바와 같이 탈중앙화된 메타버스가 등장할지 또는 메타의 세계에서도 중앙화 된 절대 권력이 존재할지 그것 역시 두고 봐야 할 일이다. 따라서 많은 것이 불확실한 현재 메타버스에 대한 섣부른 투자는 큰 낭패를 볼 수 있다.

투자의 현인 워런버핏의 투자 2대 원칙이 첫째 절대로 돈을 잃지 마라 그리고 둘째 원칙 역시 제1 원칙을 절대로 잊지 않는 것이라고 할 정도로 원금손실 방지를 절대적으로 중요시 했다.

이렇게 투자에 있어 가장 중요한 요소가 Risk 관리이며 투자 하지 않는다면 최소한 손실은 보지 않을 수 있다.

따라서 우리는 FOMO를 두려워할 게 아니라 투자를 자제할 줄 아는 자신에 대한 뿌듯함을 느껴야 하는 시기다.

군중이 다 같이 부자가 된 사례는 인류 역사상 그 어디에도 찾아볼 수 없다.

괜한 두려움으로 남들 따라 잘 알지도 못하는 상품에 투자하는 것은 내게 그 상품을 권한 투자자의 손실을 떠 앉는 것에 불과한 행위가 될 수 있다. 내공 있는 투자자일수록 여유가 넘치고 대박을 경계하며 팔랑 귀에 행운을 쫒는 투자자일수록 일확천금에 쉽게 눈이 먼다.
나만은 다른 사람과 다르다는 착각에 서둘러 투자에 나서지만 왜 그러한 대박 정보가 나에게 까지 흘러 들어왔는지 한번이라도 의심해볼 수 있는 기초 체력조차 없는 투자자들이 넘쳐 나는 것이 현실이다.

투자는 서두르면 필패다.
공부하지 않아도 필패다.
투자는 여윳돈이 아니라 빚내서 하면 필패다.

따라서 투자하기 전 내가 과연 충분한 공부를 했는지 투자하려는 NFT 작가의 예술성과 평판 그리고 해당 작품의 가치를 제대로 공부하고 이해했는지 그리고 무엇보다 내가 진정 소유하고 싶어서 투자하는 것인지를 스스로 돌아보는 지혜가 필요하다.

특히 NFT처럼 내가 투자한 상품을 다른 사람이 더 비싸게 사주지 않으면 수익을 낼 수 없는 상품이라면 그 상품에 대한 투자 기준을 “내가 최종 소비자라면 이 작품을 얼마를 주고 사야 할까” 라는 기준을 가지고 투자해야 하며 그렇지 않다면 그냥 투기일 뿐이다.
그 어떤 투자라도 옥석이 가려진 후에 투자해도 절대로 늦지 않다.

따라서 “아직은” 메타버스와 NFT, 그리고 DeFi에 투자하는 것은 위험하다.
<한경닷컴 칼럼니스트> 신근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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