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밤 단양의 산골 연극무대가 다시 열린다

만동리대학로극장, 2년 만에 주말 정기공연 재개
충북 단양의 산골 마을에서 귀촌한 감독이 만든 연극 무대가 2년 만에 다시 막을 올린다. 단양군 영춘면 만종리에 터 잡은 극단 만종리대학로극장은 19일과 20일 오후 7시 빈센트 반 고흐의 이야기를 담은 연극 `별이 빛나는 밤'을 연속 공연한다.

이는 만종리대학로극장이 2년 만에 여는 정기공연 무대이다.

코로나19 확산 속에 간헐적으로 무대를 열어오다가 `위드 코로나' 전환에 따라 매주 토요일 정기공연을 재개하기로 했다. 이번 공연은 극단이 공동 경작하는 콩밭 뜨락에서 펼쳐진다.

보통의 연극 무대를 채우는 인공 구조물은 이곳에서는 전혀 찾아볼 수가 없다.

관객은 그저 콩밭 모닥불 주변에 둘러앉아 감자를 구워 먹으며 자연에 오롯이 녹아든 배우들의 몸짓을 감상하면 된다. 초겨울 밤의 별빛은 도회지 연극무대의 조명과는 결이 다른 감성을 불러일으킨다.

만종리대학로극장은 서울 대학로에서 활동하던 허성수 감독이 배우들과 의기투합해 지난 2015년 자신의 고향인 만종리로 귀촌하면서 탄생했다.

야외무대인 '숲속극장'과 실내 무대인 '예술을 배달하는 우체국'이 전용 극장이다. 그간 농사일을 병행하며 630여회의 공연을 펼쳤다.

토요일 정기공연에는 50∼100여명의 관객을 모으곤 했다.

대부분 단양에 관광을 온 전국 단위 관객이다.

허 감독을 포함해 8명의 전속 배우를 두고 지역 주민 1∼2명을 '객원 배우'로 초빙한다.

이번 '별이 빛나는 밤' 공연에는 인근 도시 제천의 고교 교사 1명이 해설자 역을 맡는다.

단원들은 모두 만종리 주변에 거주하며 농사일을 병행하고 있다.

올해는 3천평의 극단 공동 경작지에 감자와 콩을 심어 2천만원의 수익을 올렸다고 한다.

극단 카페 회원들이 주 고객이다.

애초 15명이 귀촌했으나 절반 가까이는 도시로 되돌아갔다.

남은 단원들은 이번 정기공연 재개를 계기로 2∼3개월 단위로 새로운 작품을 무대에 올릴 계획이다. 허 감독은 18일 "서울이 아닌 지방에서 농사일로 자생력을 갖추면서 연극을 하는 것도 의미가 있다는 생각"이라며 "이곳을 '예술이 흐르는 마을'로 만들기 위해 이 일을 계속하겠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