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도시·교통공사 사장 취임…노조 저지로 출근은 못해(종합)

김용학·한문희 사장, 현장 방문으로 업무 시작
노조 "부적격자 인정 못 해…임명 강행 시장 퇴진 운동"
시의회 여야 기자회견 "의회 권한 무시" vs "시장 발목 잡기"
부산시가 시의회 '부적격' 의견에도 임명을 강행한 부산도시공사와 부산교통공사 사장이 18일 취임해 공식 업무에 들어갔다. 두 공공기관장은 노조의 저지에 막혀 출근하지 못하고 현장 방문으로 업무를 시작했다.

김용학 신임 부산도시사장은 취임식 대신 사하구 다대5지구 임대주택과 서구 아미4지구 행복주택 사업 현장을 방문해 주민들을 만나 의견을 듣고 현장을 확인했다.

김 사장은 사내 게시판에 올린 취임사에서 "부산 실정에 맞는 감성형 주거복지로 살고 싶은 주거공간을 만들고, 4차 산업혁명에 발맞춘 산업단지 조성과 도시개발로 시대가 요구하는 일자리를 조성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한문희 신임 부산교통공사장도 취임식을 생략한 채 도시철도 서면역, 연산역 등을 찾아 대학수학능력시험 수험생 수송 현황을 살피고 본사에서 긴급 안전점검회의를 주관했다.

한 사장은 "부산 대중교통 중추인 도시철도의 사장으로서 막중한 책임감도 느끼고 있다"며 "시민 안전을 최우선 과제로 삼고 본연의 임무를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이날 오전 두 공사 노조는 각각 본사 입구에서 신임 사장 출근을 저지했다. 이들 신임 사장과 수행원 등은 10여 분간 대치하다 내부로 들어가지 못했다.

도시공사 노조는 "박형준 부산시장은 인사 검증 부적격자 김용학 사장 지명을 철회하라. 청렴경영 사수하자." 등 내용이 담긴 피켓을 들었다.
부산지하철노조는 "'노동탄압' '철도퇴출', 한문희를 거부한다"는 내용이 담긴 피케팅을 하며 출근 저지에 나섰다. 노조원들은 공사 1층에 한 사장이 나타나자 "부적격 사장 물러나라", "적폐사장 물러나라"라고 외쳤다.

두 공사 노조는 사장 임명을 강행한 박 시장에 대해 "더는 시장 자격이 없다"며 시장 퇴진 운동을 예고했다.

이날 오후 부산시의회에서는 여야 시의원들이 두 공사 사장 임명에 대한 각기 다른 입장의 기자회견을 했다.

시의회 공공기관 후보자 인사검증특별위원회 소속 민주당 의원들은 "박 시장은 시민의 대의기관인 의회 권한을 무시하고 협력을 중단하겠다는 선언을 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반면 국민의힘 소속 의원들은 "산하기관장 임명권은 부산시장의 고유 권한인데 특위가 시정의 발목을 잡고 있다"며 "이는 명백한 월권행위이자 협치 파괴 행위"라고 맞섰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