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움직이는 호텔"…1억8000만원 고가에도 주문 폭주 캠핑카

Cover Story

럭셔리 캠핑카의 세계

전장 13.7m에 무게는 28t
바닥 천연목재, 벽면 인조대리석
침대는 英왕실 납품업체가 제작

국내 인기 모델은 엔리코
냉난방 시스템은 기본
냉장고·옷장·세탁기도 갖춰
왼쪽부터 팔라조 슈페리어, 엔리코 820S
캠핑족의 로망은 잘 꾸며진 캠핑카를 타고 자유롭게 이동하면서 캠핑을 즐기는 것이다. 캠핑이 트렌드가 되면서 다양한 캠핑카가 수입됐고 일반 자동차를 튜닝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전문직이나 경제적 여유가 있는 이들을 위한 럭셔리 캠핑카도 점차 증가하고 있다.

국내 기술로 제조한 캠핑카 중 최고 수준의 캠핑카로 꼽히는 것은 아리아모빌의 엔리코 시리즈다. ‘움직이는 호텔’ 수준의 품질과 다양한 편의시설이 특징이다. 국내 캠핑카 중에서 가장 큰 규모의 베드를 사용하고 있으며 캠핑에 필요한 모든 시설을 갖추고 있다. 캠핑카에 사용한 가구는 천연 무늬목이고 시스템 주방가구와 스웨덴제 친환경 수입 바닥재를 적용했다. 182L의 대형 냉장고, 드럼세탁기, 전자레인지 등은 기본이고 냉난방 시스템을 갖추고 있어 사시사철 호텔처럼 편안하게 캠핑을 즐길 수 있다. 가격은 1억8000만원으로 비싼 편이지만 주문 제작 의뢰가 3개월이나 밀려 있을 정도로 인기가 높다고 한다.
럭셔리 캠핑카가 수도 없이 많지만 ‘끝판왕’은 오스트리아의 캠핑카 전문업체 마루치 모빌에서 제작한 엘레멘트 팔라조 슈페리어(이하 팔라조)다. 팔라조는 세계 약 200개국에서 가장 럭셔리한 캠핑카로 인정받은 모델이다. 팔라조는 이탈리어로 궁전 또는 전당을 뜻한다. 도로를 달리는 궁전 같은 모습으로 설계했다고 한다. 팔라조 디자인은 공기역학 디자인의 아버지로 알려진 루이지 콜라니가 담당했다.

중동 부호들이 좋아하는 금장으로 외장을 도장한 에디션 모델이 두바이에 존재한다. 차체를 탄소섬유로 만들어 경량화와 내구성을 모두 잡았다. 전장 13.7m에 전고는 4m이며 무게는 약 28t이 넘는다. 볼보에서 제작한 6기통 디젤엔진을 탑재했고, 최대출력은 600마력, 최고속도는 시속 150㎞다. 마루치 모빌사는 공기역학적인 외관 디자인으로 연료 소모를 20%가량 줄였다고 한다.

운전석은 제트기 조종석을 연상케 하는 디자인을 적용했고, 윈드실드는 햇빛차단시스템으로 마치 선팅한 것처럼 편안하게 운전할 수 있도록 했다. 실내는 5성급 호텔에 들어온 것처럼 럭셔리하게 꾸몄다. 바닥은 모두 천연목재를 사용했고 벽면은 인조대리석으로 마감했다.특수 개발한 공기대류시스템은 실내온도를 쾌적하게 유지하며 좌우 측면을 슬라이드-아웃 방식으로 확장할 경우 발생하는 과도한 압력도 적정하게 조정해주는 역할을 한다. 내부 시설의 온도를 서로 다르게 설정할 수 있으며 공기순환시스템을 통해 최상의 공기질을 유지할 수 있다.
실내공간은 두 배 가까이로 확장할 수 있는데 정차 상태에서 버튼 하나만 누르면 공간이 최대 4m까지 자동으로 늘어난다. 거실은 소파와 테이블, 칵테일 바, 옷장 등으로 구성된다. 부엌 공간에는 와인냉장고와 커피머신을 구비했으며 침대는 영국 왕실에 침대를 납품하는 업체에서 제작했다고 한다. 42인치 스크린TV는 기본이다. 프라이버시를 위한 슬라이딩 도어 시스템도 갖추고 있다.

팔라조의 하이라이트는 바로 스카이라운지다. 실내에서 버튼 한 번만 누르면 지붕이 돌출하는 형태로 접혀 있던 난간이 세워지고 숨겨졌던 소파와 테이프 캐노피 타입의 지붕 등이 자동으로 드러난다. 성인 4~5명이 사용할 수 있는 크기로 비밀스러운 휴식공간을 만들 수 있다. 세계 최고가 캠핑카의 위력을 여실히 증명해준다. 스카이라운지로 올라가는 계단도 최고급 원목이다. 그렇다면 가격은 얼마일까? 강남 고급 아파트 가격인 310만달러(약 35억원)다.

최병일 여행레저전문기자 skycb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