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손 가볍게 낭만과 악수해 볼까…없는 게 없는 글램핑·카라반

Cover Story
지난 16일 경기 가평의 글램핑장 크리스월드더레지던스. 해가 산을 넘어간 뒤 어둑어둑해질 무렵 강변 텐트 앞에 옹기종기 모여 앉았다. 피워둔 장작이 타닥타닥 소리를 내며 은은하게 타들어갔다. 겨울의 초입, 서늘해진 공기와 모닥불이 내는 따스한 바람이 섞여 몸을 휘감았다. 테이블 위엔 잘 구워진 바비큐 한 상이 올라왔다. 할 일이라곤 그저 이 순간을 있는 그대로 즐기는 것뿐이었다.

‘겨울 캠핑’이라고 하면 전문가들만의 어려운 취미로 생각하는 사람이 많다. 그러나 요즘은 겨울철에도 얼마든지 ‘두 손 가볍게’ 럭셔리한 무드의 캠핑을 즐길 수 있다. 어려운 짐 준비도 필요 없다. 전국 각지에 있는 글램핑·카라반 캠핑장을 찾으면 겨울 캠핑의 감성만을 쏙 빼서 만끽할 수 있다.

온수풀·스크린골프까지 즐긴다

크리스월드더레지던스 제공
가장 손쉽게 겨울 캠핑을 즐길 수 있는 건 글램핑이다. 글램핑은 ‘글래머러스(화려한)’와 ‘캠핑’이 합쳐진 단어로, 대형 텐트와 침대·냉장고·냉난방기·조리기구·조명 등 다양한 편의 시설이 기본적으로 갖춰진 캠핑 방식이다. 곳에 따라 텐트 내에 개인 화장실과 샤워실도 있다. 그만큼 캠핑의 최대 적인 ‘수고로움’을 덜 수 있다.

크리스월드에서 직접 체험한 글램핑도 웬만한 고급 펜션 못지않게 편했다. 모든 캠핑 장비가 설치돼 있기 때문에 식기를 세팅하고, 바비큐 후 쓰레기를 치우는 정도 외에는 손댈 게 없었다. 주변에는 온수풀, 수상레저 공간, 노래방, 스크린골프장 등 다른 놀 거리도 가득했다. 영상 5도 안팎의 쌀쌀한 날씨였지만 가족 단위 캠핑객들은 30m 길이의 온수풀에서 ‘겨울 수영’을 즐겼다. 밤에도 전기장판과 팬 히터를 켜니 가정집처럼 따뜻하게 취침할 수 있었다. 크리스월드 관계자는 “직접 고기를 사 와 굽는 불편함을 줄이기 위해 토마호크 스테이크 등 다양한 바비큐 메뉴를 준비해 제공하고 있다”고 말했다.

캠핑카 대신 카라반에서 낭만을

카라반 캠핑으로도 편안한 겨울 캠핑의 낭만을 만끽할 수 있다. 카라반은 원래 차량 뒤에 트레일러 형태의 이동식 주택을 매달고 이동하며 하는 캠핑이다. 최근에는 이런 번거로움을 줄이기 위해 카라반 트레일러(캠핑카)를 캠핑장에 마련해놔 손쉽게 즐길 수 있도록 한 곳이 많다. 조리가 가능한 주방과 소파, 침대 등이 갖춰져 있어 펜션처럼 이용할 수 있다. 사이즈에 따라 2~6인 정도가 취침할 수 있고, 카라반 앞에서 ‘불멍’(불을 피우며 멍 때리는 것)을 하거나 바비큐를 즐길 수도 있다. 대부분의 카라반 캠핑장에서 별도의 테이블과 의자 등을 제공하기 때문에 식재료만 준비하면 된다. 경기 가평에 있는 캐리비안캠프 카라반펜션 관계자는 “카라반 간의 간격이 좁은 경우 서로 소음으로 피해를 줄 수 있기 때문에 밤 10시 이후 ‘매너 타임’만 지키면 된다”며 “큰 준비물이 필요 없고, 실내외의 즐거움을 한자리에서 느낄 수 있다는 장점 때문에 최근에는 주말마다 예약이 꽉 찬다”고 전했다.

정소람/구민기 기자 ra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