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자율주행차 개발 소식에 'LG 주가' 들썩이는 이유

애플카 관련 소식 나올때마다 소환되는 LG
오랜 협력관계와 전장 사업 포트폴리오 때문
사진=연합뉴스
애플의 자율주행차 출시가 앞당겨졌다는 소식에 LG 계열사들의 주가가 들썩이고 있다.

19일 블룸버그는 익명의 관계자를 인용해 애플이 완전 자율주행에 다시 초점을 맞춰 전기차를 개발하는 데 속도를 내고 있다면서 이르면 2025년께 완전 자율주행이 가능한 전기자동차를 내놓을 수 있다고 보도했다. 당초 2026~2027년께 애플카를 출시할 것으로 알려졌던 일정보다 앞당겨진 셈이다. 애플은 2014년부터 일명 '애플카' 사업을 추진하는 특별 프로젝트 팀인 '프로젝트 타이탄'을 운영해왔다. 보도에 따르면 이 팀은 완전자율주행차와 부분자율주행차 프로젝트를 동시에 추진하다가 최근 완전자율주행차로 가닥을 다시 잡았다. 이를 위한 자율주행 시스템 반도체 칩까지 개발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이같은 소식에 시장의 시선은 LG로 쏠렸다. 이날 종가 기준 LG전자 주가는 13만3500원으로 전날에 비해 8.98% 뛰었다. LG전자우(+5.75%), LG이노텍(+1.05%) 역시 주가가 상승했다.

애플카 관련 소식이 나올 때마다 LG가 소환되는 이유는 이미 애플과 다양한 분야에서 협업하고 있기 문이다. LG는 애플의 대표적인 협력사로 꼽힌다. 지난해 애플이 공개한 협력사 명단에 LG이노텍과 LG디스플레이, LG화학이 올라와있다. LG이노텍은 애플 아이폰에 들어가는 카메라 모듈을, LG디스플레이와 LG화학은 올레드(OLED·유기발광다이오드) 패널과 배터리를 각각 공급하고 있다. 지난 7월 모바일(MC)사업부를 철수한 뒤에는 애플과의 협력관계를 더 강화하고 있다. LG전자는 자체 가전판매점인 LG베스트샵에서 아이폰을 판매하기 시작했고, LG 스마트 TV 구매고객 대상으로 애플의 OTT 서비스 3개월 무료체험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자동차 생산라인을 두고 있지 않은 애플이 예정대로 애플카를 출시하려면 전장 관련 기업들과 손을 잡을 수 밖에 없다는 점도 LG가 거론되는 이유다. LG전자의 전장(VS) 사업부, LG이노텍, LG에너지솔루션 등 계열사들이 자율주행차에 들어가는 파워트레인, 카메라 모듈, 배터리 등을 이미 제조하고 있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애플은 제한적인 시간 안에 이미 시장에서 검증된 아이폰 부품 공급망을 적극 활용할 것"이라며 "배터리, 모터 등 전기차 핵심부품을 LG, 삼성, SK로부터 구매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애플이 국내 기업과 손을 잡을 것이라는 예상은 여러번 나왔다. 지난 9월 대만 디지타임스는 애플이 애플카 생산을 위해 LG전자, SK 등과 논의 중이라고 보도했다. 이를 위해 지난 8월 극비리에 한국을 방문했다고 디지타임스는 전했다.

이수빈 기자 ls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