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플레이션 문턱인가…생산자물가 13년래 최대폭 상승

사진=한경DB

생산자물가가 13년 만에 최대폭으로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국제유가 등이 치솟은 결과다. 생산자물가는 한달 정도 시차를 두고 소비자물가에 반영되는 만큼 인플레이션 우려도 번져가고 있다.

한국은행이 19일 발표한 '10월 생산자물가지수'는 전달보다 0.8% 상승한 112.21(2015년 100 기준)로 집계됐다. 1년 전과 비교하면 8.9% 오른 것으로 이 같은 상승폭은 2008년 10월(10.8%) 이후 13년 만에 가장 컸다. 생산자물가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로 11개월 연속 오름세를 기록했다. 절대 지수 자체로도 역대 최고치로 지난 4월 이후 7개월 연속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국제유가를 비롯한 각종 원자재 가격이 뛰면서 물가를 밀어올리고 있다. 여기에 코로나19로 위축됐던 씀씀이가 늘어난 것도 물가의 '촉매제' 역할을 했다. 각국 중앙은행이 코로나19 대응을 위해 시중 유동성을 넉넉하게 공급한 것도 물가 상승 압력으로 작용했다.

전월비 기준으로 공산품은 1.8% 상승하며 1년 5개월 연속 상승행진을 이어갔다. 석탄·석유제품은 12.6%, 제1차 금속제품은 2.5%, 화학제품은 1.7% 뛰었다. 반면 농림수산품은 작황이 좋아지면서 지난달 4.7% 하락했다.
세부 품목별로 보면 경유(17.4%), 나프타(12.4%), 이염화에틸렌(21.1%), 합성수지접착제(12.4%) 등 석유화학 제품이 두 자릿수 상승률을 기록했다. 햄·베이컨(3.5%), 호텔비(2.0%) 등도 올랐다.

하지만 배추(-47.9%), 돼지고기 (-14.9%), 쇠고기(-7.1%), 조기(-37.6%), 물오징어(-7.2%), 부동산중개료(-4.0%) 등은 내렸다.
생산자물가를 비롯해 수입물가 지표도 고공행진을 이어갔다. 10월 수입물가는 지난달 35.8%(전년 동월 대비 기준)나 뛰었다. 2008년 10월(47.1%) 후 13년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각종 물가지표가 뜀박질하면서 인플레이션 공포는 갈수록 커지고 있다. 지난달 소비자물가는 작년 10월보다 3.2% 상승하면서 2012년 1월(3.3%) 이후 9년 9개월 만에 가장 큰 폭 오름세를 보였다. 이 같은 물가 고공행진 흐름은 상당 기간 이어질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김익환 기자 love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