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잡아라"…애플카 2025년 출격, 포드·GM 반도체 진출

"애플, 완전 자율주행 전기차
프로세서 개발 대부분 완료"

포드, 글로벌파운드리와 손잡고
車반도체 개발·생산 직접 나서

GM도 퀄컴과 협력 관계 구축
애플카 콘셉트 이미지
아이폰 제조업체 애플이 이르면 2025년 완전 자율주행이 가능한 전기자동차를 내놓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미국 완성차업체 포드와 제너럴모터스(GM)는 차량용 반도체 칩을 직접 개발하겠다고 선언했다. 반도체 부족 사태에 대응하기 위한 전략이지만 장기적으로는 전기차의 자율주행 성능을 높이고 기술 독립성을 확보하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미 전기차 제조업체 테슬라가 ‘절대 우위’를 보이는 전기차 시장에서 기업 간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개발 일정 앞당긴 애플

블룸버그통신은 애플이 내부적으로 5∼7년 뒤로 잡았던 이른바 ‘애플카’ 개발 일정을 4년 뒤로 앞당겨 2025년 출시를 목표로 정했다고 18일(현지시간)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소식통은 “애플이 완전 자율주행에 초점을 맞춰 전기차 개발 속도를 높이고 있다”고 말했다. 애플은 2014년 애플카 개발팀인 프로젝트타이탄을 출범시켰다. 이 팀은 최근 몇 년 동안 제한적인 자율주행 모델과 운전자의 조작이 전혀 필요 없는 완전 자율주행 모델을 동시에 연구해 왔다. 최근 애플워치 소프트웨어 부문 임원인 케빈 린치가 이 팀의 지휘봉을 잡으면서 완전 자율주행 모델 개발에 집중하기로 했다는 것이다.

한 소식통은 블룸버그에 “최근 애플은 자율주행 시스템을 뒷받침할 칩(반도체) 개발에서도 새로운 이정표에 도달했다”고 전했다. 애플카에 올라가는 프로세서 개발의 핵심 작업이 상당 부분 완료됐다는 얘기다. 조만간 이 프로세서를 장착한 자율주행 전기차의 도로 테스트도 실시될 전망이다. 미 캘리포니아주 차량국(DMV)에 따르면 애플은 자율주행 시험용으로 렉서스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69대를 보유하고 있다.애플의 2025년 전기차 출시 일정에 대해 회의적 시각도 만만치 않다. 한때 완성차업체는 물론 구글, 테슬라, 우버 등 대형 정보기술(IT)기업까지 자율주행 기술 개발에 뛰어들면서 2020년 자율주행차가 상용화될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되기도 했다. 그러나 여전히 완전 자율주행 개발까지는 갈 길이 멀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반도체 내재화 속도

포드는 이날 반도체 수탁생산업체 글로벌파운드리와 반도체 공급 확대를 위한 전략적 제휴를 맺었다고 발표했다. 두 회사는 포드 차량에 특화된 새로운 반도체를 설계하고, 미국에서 반도체를 공동 생산하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 포드는 자사 차량 전용 반도체를 개발하면 자율주행, 전기차 배터리 시스템과 같은 최첨단 성능을 더 향상시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척 그레이 포드 부사장은 “차량 소프트웨어 사양이 높아지면서 핵심 기술을 수직 통합하려는 노력이 이뤄지고 있다”며 “생산 역량과 기술 자립도를 동시에 끌어올려 공급망을 재창조하기 위해 노력 중”이라고 말했다. 같은 이유로 폭스바겐 도요타 현대자동차그룹 등 글로벌 완성차업체들도 반도체 내재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와 함께 포드는 2023년까지 전기차 생산능력을 연간 60만 대로 확대하겠다는 목표도 제시했다. 미 전기차 제조업체 테슬라에 이어 미국 2위 전기차업체가 되겠다는 포부다. 다른 경쟁사들도 전기차 전환에 속도를 내고 있어 연 생산능력 60만 대 수준으로 업계 2위가 될지는 미지수라고 CNBC는 지적했다. GM만 해도 2025년까지 연간 전기차 100만 대를 판매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이날 GM도 퀄컴 NXP 등 반도체업체와 협력 관계를 구축하고 반도체 칩을 공동 개발 및 생산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마크 로이스 GM 사장은 투자자들과의 통화에서 “몇 년 동안 반도체 수요가 두 배 이상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다”며 “GM 차량에 들어가는 반도체를 직접 제작해 기술 독립성을 더 높이길 원한다”고 강조했다.

박상용 기자 yourpenci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