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트 폭력 신변보호' 받던 30대 여성, 흉기에 찔려 숨져

전 남자친구 용의자 특정…"추적 중"
피해자, 스마트워치로 2차례 경찰 호출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서울 중구의 한 오피스텔에서 데이트 폭력 신변보호 대상자였던 30대 여성 A 씨가 흉기에 찔려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은 A 씨의 전 남자친구를 용의자로 특정하고 추적에 나섰다.

19일 경찰에 따르면 이날 오전 11시 30분께 A 씨가 흉기에 찔려 머리에 피를 흘린 채 쓰려져 있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소방대원이 출동한 뒤 A 씨는 심폐소생술을 받으며 인근 병원으로 이송되던 중 숨졌다.

A 씨는 데이트 폭력 신변보호 대상자였다. 전 남자친구가 죽이겠다고 협박을 한다며 지난 7일 경찰에 분리 조치를 요청했으며, 경찰은 A 씨에게 스마트워치를 지급하는 등 보호에 나섰다.

법원도 이틀 뒤 A 씨의 전 남자친구에 대해 100m 이내 접근 금지, 정보통신 이용 접근 금지 등의 조처를 내렸다. 경찰은 사건 발생 전날까지 총 7차례 A 씨의 신변을 확인했다.

전 남자친구의 협박으로 인해 두려움에 떨던 A 씨는 전날까지 지인의 집에서 생활한 뒤 혼자 거주하던 오피스텔로 돌아와 변을 당했다. A 씨는 전날 경찰과 통화에서 "아직 전화를 하거나 찾아오지 않았다"며 "심리적으로 안정된다"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건 당일 A 씨는 지급받은 스마트워치로 오전 11시 29분과 33분 두 차례 긴급 호출했다. 하지만 경찰이 현장에 도착한 11시 35분께 이미 피를 흘리며 쓰러져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A 씨의 전 남자친구인 30대 남성을 용의자로 특정하고 추적 중이다. 경찰 관계자는 "검거하면 살인 혐의로 긴급체포,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김대영 한경닷컴 기자 bigzer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