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원식 회장, 대유위니아에 조건부 '경영권 매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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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앤컴퍼니와 소송서 승소시홍원식 남양유업 회장 등 남양유업 대주주들이 사모펀드(PEF) 운용사 한앤컴퍼니와의 법적 분쟁에서 승소한다는 것을 전제로 지분과 경영권을 대유위니아그룹에 매각하는 내용의 조건부 경영권 매각 약정(MOU)을 맺었다.
주식·경영권 매각하기로 약정
경영정상화 지원…패소땐 무효
매각대금 등 구체적 조건은 미정
홍 회장 측은 19일 “남양유업을 둘러싼 부정적 사건·사고로 회사가 불안정한 상황에 놓여 있고 한앤컴퍼니와의 법적 분쟁도 계속돼 어려움이 있다”며 “대유위니아그룹과 함께 경영 정상화와 주주 가치 제고를 위해 협력하기로 했다”고 밝혔다.홍 회장 등은 앞서 경영권을 양수·양도하기로 한 한앤컴퍼니와 법적 분쟁을 벌이고 있다. 지난 5월 홍 회장을 포함한 대주주들은 한앤컴퍼니에 회사 지분 53%를 3107억원에 넘기는 계약을 맺었다가 지난 9월 돌연 한앤컴퍼니에 계약 해제를 통보했다. 그러면서 비밀 유지 의무 위반, 경영 부당 간섭, 신뢰 훼손 등을 이유로 들었다. 이후 두 회사는 소송전을 벌이고 있다.
홍 회장 측은 한앤컴퍼니와의 소송에서 최종 승소해 분쟁이 해소되면 대유위니아에 남양유업 경영권을 이전하기로 하는 내용을 협약에 포함시켰다. 다만 매각 대금이나 주식매매계약 체결 일자 등 구체적인 계약 조건은 확정되지 않았다. 홍 회장이 패소하면 이번 경영권 매각 약정은 ‘없던 일’이 된다.
대유위니아는 법적 분쟁에 따른 경영 공백으로 회사가 흔들린 남양유업 측이 ‘구원투수’ 역할을 해 달라고 도움을 요청했다고 설명했다. 대유위니아 관계자는 “그간 위니아만도와 대우전자를 인수해 재무상태를 개선시킨 노하우가 있어 남양유업의 요청을 받아들인 것”이라며 “양사 최고경영진 간 어떤 개인적 친분도 없다”고 강조했다.대유위니아는 남양유업과 공동으로 △컴플라이언스 체계 구축 △대리점들과의 공정한 거래 유지 △투명한 재무·회계 시스템 구축 △고객 신뢰도 향상 등을 위한 계획을 수립하기로 했다.
홍 회장 측은 “남양유업이 처한 현재 상황 등을 함께 타개하는 데 상호 간 교감이 충분히 이뤄졌다”고 말했다. 한앤컴퍼니 측은 당혹스러워하면서도 남양유업의 결정이 법적 분쟁에 미치는 영향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별다른 입장 표명도 없었다.
이수빈/전설리 기자 ls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