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벤처 열풍 이끌 올해의 ICT 분야 유망 스타트업은 어디?

미리보는 '2021 K-글로벌 스타트업 공모전' ㊤
넵튠 뉴로클 등 10개 스타트업 최종 결선 진출
생산성·업무효율성 높여주는 B2B 기술 선보여
정보통신기술(ICT) 분야 대표적인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 공모전인 'K-글로벌 스타트업 공모전'이 오는 25일 고양 킨텍스에서 최종 결선 대회를 연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주최, 정보통신산업진흥원이 주관하는 이 행사는 K-벤처 열풍의 새 주인공을 발굴하는 ICT 분야 국내 최대 규모 스타트업 공모전이다.

올해로 12회째를 맞은 K-글로벌 스타트업 공모전 총 상금은 대상 1억원 포함 총 2억원. 주인공은 오는 25일 피칭 경쟁을 통해 정해진다. 이날 개막하는 'ICT 이노페스타(InnoFesta) 2021'에서 펼쳐지는 결선 대회는 온라인을 통해 생중계될 예정이다. 지난 4월부터 장장 여섯 달에 걸친 심사와 개발지원 과정을 거친 10개 스타트업의 기술·서비스 가운데 산업 현장의 생산성을 올려주는 유용한 기술을 소개한다.

◆국제 원자재 공급망관리 클라우드 시스템 '씨라이언'
넵튠 클라우드는 국제 원자재 공급망관리 클라우드 시스템 '씨라이언(sea lion)'으로 이번 공모전 최종 결선에 올랐다. 씨라이언은 계약부터 선적, 배송 등 해상운송 과정의 데이터 관리와 처리 방식을 아날로그에서 디지털로 전환한 클라우드 플랫폼이다. 10년간 원자재 전문 트레이더로 석유정제제품 거래를 담당한 유승학 대표가 현장 경험을 살려 개발했다.

회사 관계자는 "씨라이언은 협상 단계부터 계약, 선적, 결제에 이르는 원자재 거래의 전단계를 자동화한 올인원 플랫폼"이라며 "트레이더는 이 플랫폼에서 거래정보를 활용한 경영분석, 구매·운송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리스크를 사전에 예측하고 관리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넵튠 클라우드의 기술력은 투자와 운송 업계에서도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지난 7월 ESG펀드 운용사인 쿨리지코너인베스트, 포스텍홀딩스로부터 시드투자를 유치한 넵튠은 싱가포르 등 해외에서 상당수의 대기수요도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주목하는 시장은 연 200조원 규모의 선박용 연료인 벙커유 시장. 벙커유는 시세 변동성이 크고 거래 조건이 복잡해 거래 과정에서 커뮤니케이션 실수나 사고가 자주 발생하는 분야인 만큼 씨라이언이 단기간 시장을 선점하는 효과가 클 것으로 회사 측은 기대하고 있다.


◆AI 딥러닝 재학습 시간 1/10로 줄인 '뉴로클'
신생 벤처회사 뉴로클은 딥러닝 비전 소프트웨어 '뉴로티(Neuro-T)'와 '뉴로알(Neuro-R)'을 선보였다. 이 프로그램을 이용하면 전문 지식이나 기술 없는 일반인도 클릭, 드래그만으로 딥러닝 모델을 자동 생성할 수 있다. 복잡한 공정과 제품 관련 정보를 체계적으로 관리해주는 데이터 관리 기능도 갖췄다. 회사 측은 "전문 인력이 부족한 중소기업에서 특히 유용한 프로그램"이라고 강조했다. 최근엔 유지·보수에 들어가는 시간을 획기적으로 줄인 업그레이드 버전도 내놨다. '빠른 재학습(fast retraining)' 기능을 더한 2.3 버전은 생산 공정이나 제품 변경, 불량유형 추가 시 필요한 재학습 시간을 10분의 1로 단축했다. 이홍석 뉴로클 대표는 "딥러닝 모델 유지·보수에 들어가는 시간이 획기적으로 줄면서 생산 현장의 효율성을 높이는 효과를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전문가용 버전도 출시를 앞두고 있다. 올 12월 출시되는 '뉴로엑스(Neuro-X)'는 개발자가 별도로 코딩작업을 하지 않고도 딥러닝 비전 모델을 자유롭게 생성할 수 있도록 편의성을 높였다. 그래픽 유저 인터페이스(GUI) 상에서 20여개 하이퍼 파라미터(모델링을 위해 설정해주는 값)를 조정하는 무한대 조합으로 딥러닝 모델을 생성할 수도 있다.

◆개발자용 검색 AI 챗봇 플랫폼 '랭코드'
랭코드는 소프트웨어(SW) 개발자의 생산성과 작업 편의를 높여주는 '랭코드 컨시어지(Langcode Concierge)'를 출품했다. 새 프로그램을 개발할 때 필요한 이전 코드와 데이터 등 과거 소스를 쉽고 빠르게 찾아주는 AI 플랫폼이다.챗봇 기능을 갖춘 랭코드 컨시어지는 방대한 정보를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활용할 수 있다. 통상 여러 단계를 거쳐 15분씩 걸리던 검색 작업을 단 한 번의 질문으로 1초 만에 끝낼 수 있다. 호환성도 뛰어나 기존에 사용하던 개발도구와의 연동도 가능하다. 프로그램이 출시되자마자 벤츠, 다임러 등 글로벌 기업이 앞다퉈 도입을 결정한 이유다.

랭코드 컨시어지 개발 아이디어도 넵튠의 씨라이언처럼 프로그램 개발자 출신인 김민준 대표의 현장 경험에서 시작됐다. 김 대표는 "개발자를 늘려도 개발에 속도가 붙지 않는 이유는 개발자의 능력이 떨어져서가 아니라 자료 검색에 많은 시간과 노력이 들어가기 때문"이라며 "구독형 SaaS(서비스형 소프트웨어) 형태의 랭코드로 글로벌 시장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allmic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