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21야드 날린 '괴물 장타' 디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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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7m 호텔 옥상에서 티샷‘괴력의 장타자’ 브라이슨 디섐보(28·미국·왼쪽)가 한 이벤트 행사에서 500야드가 넘는 드라이브 샷을 날렸다.
'앙숙' 켑카 얼굴 타깃 맞춰
두 선수 26일 매치플레이
미국 골프닷컴은 최근 디섐보가 미국 라스베이거스의 윈(Wynn)호텔 옥상에서 드라이버로 스윙하는 영상을 공개하며 “디섐보가 521야드(476m) 앞에 있는 타깃을 맞혔다”고 보도했다.디섐보는 평지에선 사실상 불가능에 가까운 521야드 티샷을 위해 높이의 도움을 받았다. 그를 위해 마련된 ‘티잉 에어리어’는 187m 높이의 윈호텔 옥상이었다. 그는 호텔 앞 윈GC 페어웨이 한가운데 있는 타깃을 향해 공을 날렸다. 처음엔 공을 타깃 근처로 보내지 못하다가 몸이 풀리자 이내 명중했다. 공이 타깃을 맞은 뒤 굴러간 것을 고려하면 실제로는 530야드 가까운 비거리를 기록한 것으로 보인다.
이번 이벤트는 디섐보와 그의 ‘앙숙’ 브룩스 켑카(31·미국·오른쪽)의 매치플레이 대결을 앞두고 대회 홍보를 위해 주최 측이 마련했다. 디섐보가 목표로 한 타깃에 켑카의 얼굴이 그려져 있던 이유다. 디섐보는 행사 중간 “(켑카의) 큰 머리에 빨리 공을 맞혀야 한다”며 켑카를 도발하기도 했다. 타깃을 맞힌 뒤 아이처럼 펄쩍 뛰며 기뻐한 그는 “이제 진짜 경기에서 이길 차례가 왔다”고 했다. 디섐보와 켑카의 매치플레이는 오는 26일 윈GC에서 12개 홀 매치플레이 방식으로 열린다.둘의 사이는 2019년 켑카가 선수들의 슬로 플레이를 지적하면서 틀어졌다. 디섐보는 켑카가 지적한 슬로 플레이 선수가 자신이라고 생각했고 이후 소셜미디어를 통해 켑카와 공개적으로 설전을 이어왔다. 지난 5월에는 켑카의 방송 인터뷰 때 디섐보가 ‘철 스파이크’를 끌며 뒤를 지나가자 켑카의 표정이 일그러지는 모습이 잡히기도 했다.
그러던 둘은 9월 미국과 유럽의 남자 골프 대항전인 라이더컵에서 미국 대표로 활약하며 미국팀의 완승을 이끌었다. 라이더컵을 계기로 감정이 많이 누그러진 듯 둘은 우승을 차지한 뒤 포옹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라이벌 관계는 골프 발전에 도움이 된다”던 켑카와 디섐보는 결국 자신들의 상황을 이용해 이벤트 대회를 만들기에 이르렀다.
디섐보와 켑카의 매치플레이는 2018년 타이거 우즈와 필 미컬슨의 ‘더 매치’ 이후 약 3년 만에 열리는 스타 선수 간 1 대 1 경기다. 당시 ‘세기의 대결’로 불렸던 이 대회에서 미컬슨이 우즈를 꺾었다.
조희찬 기자 etwood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