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K기업은행, 조송화 임의해지 불가능…징계로 활용할 수 없어

문체부, 지난 6월 선수 권익 보호안 발표…임의해지는 선수 본인이 신청해야
감독과 단장을 동시에 경질한 여자 프로배구 IBK기업은행은 팀을 무단으로 떠난 주전 세터 조송화(28)에 관해 상응하는 조처를 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과거 프로스포츠 구단들이 징계성으로 선수를 묶어놓는 임의탈퇴 처분은 내리지 못할 전망이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지난 6월 선수의 권익을 보호하고 공정한 계약문화를 만들기 위해 프로스포츠 표준계약서 도입 등 다양한 방안을 내놓으면서 임의탈퇴와 관련한 계약 규정을 바꿨다.

임의탈퇴는 보류권을 가진 소속 구단이 선수를 묶어놓는 규정인데, 임의탈퇴 선수는 구단의 동의가 없으면 타 구단 이적이 불가능하다. 그래서 그동안 각 구단은 무기한 자격 박탈에 준하는 징계 수단으로 활용했다.

문체부는 임의탈퇴를 본래의 의미로 사용해야 한다며 '임의해지'라는 용어로 바꿨다.

아울러 선수의 '서면'에 따른 자발적 신청이 없다면 임의해지 조처를 할 수 없도록 했다. 한국프로배구연맹(KOVO)은 이에 지난 9월 16일 문체부 발표 내용대로 임의해지에 관한 규정을 수정했다.

KOVO 규정 제52조 (임의해지 선수) 1항과 2항에 따르면, 선수가 계약 기간에 자유의사로 계약 해지를 원하는 경우 구단에 서면으로 임의해지를 신청할 수 있다.

그리고 구단은 선수의 임의해지 신청 사실을 연맹에 통보한 뒤 총재가 구단의 동의를 확인한 후 선수를 임의해지 선수로 공시하는 절차를 따른다. IBK기업은행 관계자는 최근 언론 인터뷰에서 "조송화를 오래 기다릴 수는 없다"며 "(이탈한 시간이 길어지면) 임의해지 등의 절차를 밟을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그러나 임의해지 자체가 선수 본인의 신청으로 이뤄지는 만큼 구단은 해당 징계를 자체적으로 내릴 수 없다.

KOVO 관계자는 "임의해지는 규정에 나온 것처럼 선수의 자유의사로 신청해야 하는 것"이라며 "구단이 징계 수단으로 활용할 수 없다"고 밝혔다.

IBK기업은행은 최근 극심한 내홍을 겪고 있다.

김사니 코치가 구단에 사의를 표명했다가 철회했고, 주전 세터 조송화가 팀을 무단으로 떠났다.

IBK기업은행은 이에 21일 서남원 감독과 윤재섭 단장을 동시에 경질했다고 발표했다.

김사니 코치에 관해서는 별도의 징계를 내리지 않았고, 조송화에 관해서는 상응한 조처를 할 것이라고 전했다. IBK기업은행은 이후 언론 대응을 하지 않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