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아시아의 인류 진화와 구석기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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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중기 정치사의 재조명·한국 문화의 설날…
▲ 아시아의 인류 진화와 구석기문화 = 배기동 지음.
선사시대 고고학 전문가로 국립중앙박물관장을 지낸 배기동 한양대 명예교수가 그간의 학문 성과를 집대성해 아시아 지역 구석기문화를 종합적으로 논했다. 저자는 고고학의 뿌리가 서구에 있기에 아시아의 선사고고학도 서구적 전통에 의존했음을 지적하고, 이제는 아시아인이 독자적으로 아시아 지역 구석기문화를 고찰할 시점이 됐다고 강조한다.
그는 아시아에서 발굴조사를 통해 나온 선사시대 유물들이 인류의 아프리카 기원설을 반박할 만한 자료는 아니지만, 아시아 구석기문화를 새롭게 해석할 근거는 될 수 있다고 설명한다.
저자는 "석기 제작기술의 진화라는 관점에서 보면 동부 아시아의 석기는 서구 구석기와 비교해 '원시적'이라거나 '보수적'이라는 쪽으로 결론이 날 것"이라며 제작기술이 아닌 '인류가 환경에 적응하는 행위'라는 측면으로 구석기에 접근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또 일부 중국 고고학자들이 보이는 자국 중심적이고 민족주의적인 경향에 대해서는 "아주 작은 문화적 차이로 인간종의 차이를 논하는 행태는 학문적 기만"이라고 우려한다.
한양대학교 출판부. 604쪽. 4만5천 원. ▲ 고려중기 정치사의 재조명 = 채웅석 지음.
고려 사회의 모순이 표면화하면서 정치적으로 불안정해지고 무신들이 집권했던 고려시대 중기 정치사를 고려사 연구자이자 가톨릭대 교수인 저자가 새롭게 분석했다. 그는 그동안 학계에서 개인보다는 집단에 무게중심을 두고 고려중기 정치사를 이해했다고 지적한다.
예컨대 무신정변이 일어난 1170년 전까지는 문벌귀족이 왕권을 제약하면서 정치를 펼쳤고, 그 이후에는 무신들이 실력에 따라 정권을 장악한 것으로 파악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저자는 "개인적 의지와 행위의 능동성은 물론 다양한 요인들의 상호작용에 의한 가변성에 대한 고려가 미흡했다"며 "문벌 출신과 신진관료, 문신과 무신 등으로 갈라 이분법적으로 고찰하는 방식은 단순화와 도식화의 위험성이 있다"고 비판한다. 그러면서 왕의 역할과 리더십을 정치의 주요 변수로 고려하고, 신료 중에서도 핵심 역할을 담당한 인물을 찾아 그가 정치세력을 결집했는지 들여다봐야 한다고 제안한다.
일조각. 456쪽. 4만 원. ▲ 한국 문화의 설날·두레공동체·농악·아리랑 = 신용하 지음.
원로 사회학자인 신용하 서울대 명예교수가 한민족 전통문화인 설날, 두레, 농악, 아리랑에 관해 쓴 글을 모았다.
저자는 설날에서 '설'은 '서다'(立)에서 비롯한 말이라고 주장한다.
예컨대 봄이 시작되는 날을 '입춘'(立春)이라고 하듯, 새해가 시작되는 날이라는 뜻으로 '설날'이라 불렀다는 것이다.
그는 "과거형인 '선날'이라 하지 않고 '설날'이라는 미래형 표현을 취한 이유는 앞으로 1년의 생활을 설계해 세우고 다짐하는 날이기 때문"이라고 풀이한다.
국가무형문화재이자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인 '아리랑'의 의미에 대해서는 "현재까지 수긍할 만한 해석이 없었다"며 조심스럽게 자신의 견해를 내놓는다.
저자는 아리랑을 '아리'와 '랑'으로 나눈 뒤 아리는 '곱다', 사무치게 그립다', '마음이 아리다'에서 온 말이고, 랑은 '님'을 가리킨다고 설명한다.
이어 "아리랑은 한국인의 사랑을 절묘하게 잘 표현한 노래로, 삼국시대 이후 전승되는 동안 모든 고장에서 자유롭게 가사와 곡을 창작해 붙였다"고 추정한다. 경인문화사. 314쪽. 2만5천 원. /연합뉴스
▲ 아시아의 인류 진화와 구석기문화 = 배기동 지음.
선사시대 고고학 전문가로 국립중앙박물관장을 지낸 배기동 한양대 명예교수가 그간의 학문 성과를 집대성해 아시아 지역 구석기문화를 종합적으로 논했다. 저자는 고고학의 뿌리가 서구에 있기에 아시아의 선사고고학도 서구적 전통에 의존했음을 지적하고, 이제는 아시아인이 독자적으로 아시아 지역 구석기문화를 고찰할 시점이 됐다고 강조한다.
그는 아시아에서 발굴조사를 통해 나온 선사시대 유물들이 인류의 아프리카 기원설을 반박할 만한 자료는 아니지만, 아시아 구석기문화를 새롭게 해석할 근거는 될 수 있다고 설명한다.
저자는 "석기 제작기술의 진화라는 관점에서 보면 동부 아시아의 석기는 서구 구석기와 비교해 '원시적'이라거나 '보수적'이라는 쪽으로 결론이 날 것"이라며 제작기술이 아닌 '인류가 환경에 적응하는 행위'라는 측면으로 구석기에 접근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또 일부 중국 고고학자들이 보이는 자국 중심적이고 민족주의적인 경향에 대해서는 "아주 작은 문화적 차이로 인간종의 차이를 논하는 행태는 학문적 기만"이라고 우려한다.
한양대학교 출판부. 604쪽. 4만5천 원. ▲ 고려중기 정치사의 재조명 = 채웅석 지음.
고려 사회의 모순이 표면화하면서 정치적으로 불안정해지고 무신들이 집권했던 고려시대 중기 정치사를 고려사 연구자이자 가톨릭대 교수인 저자가 새롭게 분석했다. 그는 그동안 학계에서 개인보다는 집단에 무게중심을 두고 고려중기 정치사를 이해했다고 지적한다.
예컨대 무신정변이 일어난 1170년 전까지는 문벌귀족이 왕권을 제약하면서 정치를 펼쳤고, 그 이후에는 무신들이 실력에 따라 정권을 장악한 것으로 파악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저자는 "개인적 의지와 행위의 능동성은 물론 다양한 요인들의 상호작용에 의한 가변성에 대한 고려가 미흡했다"며 "문벌 출신과 신진관료, 문신과 무신 등으로 갈라 이분법적으로 고찰하는 방식은 단순화와 도식화의 위험성이 있다"고 비판한다. 그러면서 왕의 역할과 리더십을 정치의 주요 변수로 고려하고, 신료 중에서도 핵심 역할을 담당한 인물을 찾아 그가 정치세력을 결집했는지 들여다봐야 한다고 제안한다.
일조각. 456쪽. 4만 원. ▲ 한국 문화의 설날·두레공동체·농악·아리랑 = 신용하 지음.
원로 사회학자인 신용하 서울대 명예교수가 한민족 전통문화인 설날, 두레, 농악, 아리랑에 관해 쓴 글을 모았다.
저자는 설날에서 '설'은 '서다'(立)에서 비롯한 말이라고 주장한다.
예컨대 봄이 시작되는 날을 '입춘'(立春)이라고 하듯, 새해가 시작되는 날이라는 뜻으로 '설날'이라 불렀다는 것이다.
그는 "과거형인 '선날'이라 하지 않고 '설날'이라는 미래형 표현을 취한 이유는 앞으로 1년의 생활을 설계해 세우고 다짐하는 날이기 때문"이라고 풀이한다.
국가무형문화재이자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인 '아리랑'의 의미에 대해서는 "현재까지 수긍할 만한 해석이 없었다"며 조심스럽게 자신의 견해를 내놓는다.
저자는 아리랑을 '아리'와 '랑'으로 나눈 뒤 아리는 '곱다', 사무치게 그립다', '마음이 아리다'에서 온 말이고, 랑은 '님'을 가리킨다고 설명한다.
이어 "아리랑은 한국인의 사랑을 절묘하게 잘 표현한 노래로, 삼국시대 이후 전승되는 동안 모든 고장에서 자유롭게 가사와 곡을 창작해 붙였다"고 추정한다. 경인문화사. 314쪽. 2만5천 원.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