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나마나 수십만명"…이제는 서울 아파트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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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돈까지 붙으며 잘 나가는 '민간 임대아파트'수도권과 지방 일부 지역에서 공급됐던 '민간 임대아파트'가 서울에서도 나온다. 부동산 시장에서 최근 '단기투자'로 떠오른데다 공급이 부족한 서울의 역세권에서 나오는 만큼 업계 안팎에서는 수십만명이 몰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민간 임대아파트는 높은 임대료와 불투명한 분양 전환 가능성 등이 단점으로 지적되고 있지만, 일부 전매가 가능하고 세부담이 없어 인기를 끌고 있다.
경기, 충청권 이어 서울까지 공급
이른바 '단타' 투자로 급부상
2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롯데건설은 내달 서울 도봉구 방학동 717-6번지(옛 롯데마트 빅마켓 도봉점)에서 장기일반민간임대주택 ‘도봉 롯데캐슬 골든파크’(282가구·투시도)를 공급한다. 5개의 주택형이 모두 전용면적 84㎡로만 이뤄졌다.과거 대형마트부지였던만큼 주변 인프라가 풍부하다. 지하철 1호선 방학역이 단지 바로 앞에 있고, 인근의 창동역은 1·4호선은 물론 2027년 예정된 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C노선까지 정차하는 광역환승 센터로 개발되고 있다.
분양 관계자는 "아직 임대차 조건이나 금액이 확정되지 않았다"면서도 "주변 집값이 워낙 오른데다 역세권 새 아파트다보니 문의가 많다"고 말했다. 실제 부동산114 자료에 따르면, 지난 10월말 기준 지난 10년 동안(2012~2021년 10월) 서울 도봉구 내에서 신규 공급된 아파트는 523가구에 불과했다. 입주 15년 초과 아파트 비율도 도봉구 전체(6만4121가구)에서 97%(6만2385가구)를 차지하는 등 노후 아파트가 대부분이다.20년가량이 된 방학동 대상타운현대아파트(1278가구)는 전용 84㎡의 호가가 10억원을 넘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9월에 전용 84㎡의 매매계약은 9억4400만~9억8000만원에 나왔다. 그나마도 매물이 20여개 뿐으로 나오자마자 팔린다는 게 현지 공인중개사들의 얘기다.이러한 주변 분위기에 최근 '단타'로 떠오른 민간임대다보니 투자자 및 실수요자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 단지는 장기일반민간임대주택으로 10년 동안 내집처럼 안정적인 거주가 가능하다. 수도권에 거주하는 만 19세 이상 세대주면 청약통장 없이 누구나 신청이 가능하고, 주택 유무에 상관없이 청약할 수 있다. 취득세나 재산세 등 세금이나 규제에 대한 부담도 없다
최근 시장에서 관심을 두는 민간임대아파트는 '분양전환' 민간 임대아파트다. 민영 건설사가 공급하는데 전매 제한, 거주 의무 등 규제가 없다. 때문에 임차권에 웃돈을 붙여 판다거나 입주 후 전대(전셋집을 다시 전세 놓는 것)까지도 가능해 투자자들은 유망하다고 꼽고 있다. 물론 지방자치단체나 시행사의 의지에 따라 임차인에게 분양전환이 금지되거나 전대가 금지되는 경우도 있지만, 실제 시장에서는 이러한 거래가 성행하고 있다.
계약과 동시에 임차권에 수억원이 웃돈이 붙을 것으로 예상되는 아파트는 경쟁률도 치열하다. 지난 9월 롯데건설이 경기 용인시 기흥구 보정동에서 장기 임대아파트로 공급한 '롯데캐슬 하이브엘'은 총 715가구 모집에 16만여명이 몰려 평균 227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최근 신청을 받은 지방 택지지구에서도 인기가 높았다. 전주 송천동 에코시티에 공급한 ‘에코시티 데시앙 15블록’은 748가구 모집에 1만6282명이 몰려 평균 21대 1의 경쟁률을 나타냈다.
한편 대구 북구 칠성동2가 725번지 일대 옛 롯데카트 칠성점 부지에서도 민간 임대아파트가 공급된다. ㈜호반건설이 시공하는 대구 ‘호반써밋 하이브파크’로 민간임대아파트(446가구), 오피스텔(46실), 근린생활시설 등으로 구성된다.
김하나 한경닷컴 기자 han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