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사들, IP활용 웹툰 제작 '경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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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이용자들이 웹툰 보고게임사들이 웹툰 제작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자사 게임 IP(지식재산권)를 통해 웹툰을 제작하는 방식이다. 게임 이용자들이 웹툰을 보고, 웹툰을 본 독자들이 다시 게임으로 유입되는 선순환 과정을 노린 전략이다.
독자들이 다시 게임으로
유입되는 선순환 과정 노려
크래프톤 '100'·'리트리츠' 선봬
컴투스, 웹툰社와 합작사 설립
정글스튜디오, 컴투스게임 웹툰化
○IP 웹툰화하는 게임사들
크래프톤은 지난 15일부터 네이버웹툰으로 웹툰 ‘100’ ‘침묵의 밤’ ‘리트리츠’를 선보였다. 세 작품 모두 크래프톤의 대표 게임인 ‘펍지(PUBG): 배틀그라운드’ 세계관을 공유하고 있다. 크래프톤 관계자는 “흥미진진한 스토리를 통해 배틀그라운드 너머 방대한 세계관과 작품 간 어떤 지점이 이어지는지, 어떤 미스터리가 숨겨져 있는지 발견하는 재미를 전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웹툰 제작은 제작사 와이랩이 담당했다. 와이랩 창립자인 윤인완 작가가 초기 기획을 같이했다. 네이버웹툰 스타 작가들도 대거 참여했다. ‘스터디그룹’의 신형욱 작가, ‘심연의 하늘’ 김선희 작가, ‘테러대부활’ 한동우 작가 등이다.
컴투스는 지난 5월 자사 IP를 웹툰화하기 위해 웹툰 제작사 케나즈와 합작법인(JV) 정글스튜디오를 설립했다. 정글스튜디오는 컴투스가 지분 56%, 케나즈가 44%를 보유한 회사다. 케나즈는 작가 200여 명을 확보하고 있는 웹툰 전문 제작사다. 2018년 설립돼 80만여 명이 구독하는 흥행작 ‘불사무적’과 ‘망할 가문을 살려보겠습니다’ ‘향장’ ‘로그인 무림’ 등 수백여 편의 작품을 제작했다.정글스튜디오는 컴투스의 대표작인 ‘서머너즈워’ IP를 기반으로 한 웹툰을 내년 1분기 연재를 목표로 제작하고 있다. 정글스튜디오는 이외에도 국내외에서 인기를 얻고 있는 컴투스의 여러 게임 IP를 웹툰으로 제작할 예정이다. 아울러 웹툰 기반 웹소설로도 제작 범위를 넓힌다. 컴투스 관계자는 “정글스튜디오로 다양한 문화 콘텐츠 전반을 아우르는 게임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수명 짧아진 게임 시대에 대처하는 법
조이시티는 지난해 12월 자회사 로드비웹툰을 설립하고 프리스타일, 건쉽배틀 등 자사 게임을 웹툰으로 제작했다. 올 8월에는 중국 유명 웹툰 플랫폼 콰이칸에 500만달러를 투자했다. 콰이칸은 2014년 설립된 웹툰 플랫폼으로 누적 이용자 3억4000만 명, 월간 활성 이용자(MAU) 5000만 명을 돌파하는 등 고속 성장을 했다. 내년 홍콩 증시 상장을 앞두고 있어 추가적인 성장이 전망된다. 조이시티는 로드비웹툰에서 제작 중인 웹툰의 중국 시장 진출을 위해 콰이칸과 다양한 협력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게임사들이 이렇게 웹툰을 제작하는 이유는 IP 수명을 늘리기 위해서다. 모바일 게임 시대로 접어들면서 게임의 수명은 1년을 넘기기가 쉽지 않아졌다. PC게임 시절 4~5년은 갔던 게임의 수명이 급격하게 단축된 것이다. 소비자들의 게임 접근성이 획기적으로 높아지면서 ‘더 새로운 게임’에 대한 수요가 넘쳐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배경에서 게임사들이 게임 수명을 늘리는 다양한 전략을 쓰게 됐다는 분석이다.게임업계 관계자는 “게임 IP로 웹툰을 제작해 사람들에게 게임 세계관과 캐릭터들을 지속 노출시키면 게임 수명을 늘릴 수 있다”며 “e스포츠에 게임사들이 적극 뛰어드는 것과 비슷한 전략”이라고 말했다.
구민기 기자 koo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