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선대위 쇄신 경쟁 국면서 소환된 '몽골기병론'

내년 대선을 앞두고 여야 선대위의 쇄신 경쟁이 가속화하는 과정에서 몽골기병론이 다시 소환된 모양새다.

조직의 슬림화와 실용성을 강화, 기민성과 효율성을 높임으로서 국민의 기대에 신속하게 대응하자는 취지다. 몽골기병론은 지난 2007년 대선 당시 대통합민주신당 후보로 나섰던 정동영 전 의원이 열린우리당 의장 시절 빠른 당 정비와 개혁 행보의 필요성을 강조하며 꺼내든 화두였다.
당 지도부로부터 선대위 전면 재편의 권한을 백지위임받은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는 최근 '이재명의 민주당'을 강조하면서 연일 '몽골기병' 이야기를 꺼내고 있다.

그는 지난 20일 "덩치만 크고 할 일 제대로 못 챙기는 선대위와 당, 역시 다 다시 시작하겠다"며 "몽골 군인 10만 명이 유럽과 아시아를 휩쓴 힘이 뭐겠느냐. 빠른 속도, 거기에 더해 단결된 힘"이라고 했다. 이 후보는 22일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 간담회에서도 "새로운 민주당, 이재명식 민주당은 지금까지와는 달리 몽골 기병처럼 필요한 일을 신속히 해내는, 결과물로 답하는 그런 당으로 바꿔가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 후보는 원팀 기조에 방점을 둔 매머드급 선대위에 대해서도 기민, 신속, 과감을 3대 키워드로 전면적 재편 작업에 착수한 상태다.

이 후보는 정치 입문 초기인 2007년 17대 대선 당시 정 의원의 팬카페 '정동영과 통하는 사람들(정통)'의 대표를 맡은 인연이 있다. 윤 후보 측에서는 중도 외연 확장 작업을 주도할 새시대위원회 위원장을 맡게 된 김한길 전 민주당 대표가 몽골기병론을 공개적으로 꺼내 들었다.

김 전 대표도 과거 새천년민주당 때부터 정 전 의원과 정치를 함깨 한 '동지' 사이다.

두 사람 다 열린우리당 시절 비노계 인사였다. 전날 윤석열 후보와 공개 회동한 김 전 대표는 인사말에서 "국민의힘도 이제는 중원을 향해서 두려움 없이 몽골 기병처럼 진격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윤 후보도 "중앙선대조직이 지나치게 매머드급이 되면 일을 할 수 없기 때문에 지방·중앙선대조직을 조화롭게 잘 설계하겠다"며 '일하는 선대위'를 내세워 효율성과 기동성을 강조하고 있다.

그 연장선 상에서 윤 후보 선대위는 공동선대위원장단에 중진 의원을 다 빼고 그 자리에 참신한 외부 인사들을 채우기로 한 상태다. 권성동 사무총장은 "총괄선대본부장을 두지 않고 본부별로 각자 맡은 업무에 대한 전결 권한을 부여, '병렬형 선대위'를 꾸린 것도 같은 의미"라고 설명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