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안화 가치 6년만에 최고…中 당국 "투기적 거래 말라"

은행 50여곳에 "거래 늘면 신고"
기준금리인 LPR 19개월째 동결

중국 위안화 가치가 6년 만에 최고치로 오르자 중국 금융당국이 은행 등 외환시장 참가자들에게 ‘투기적’ 외환거래를 자제하라고 권고했다.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은 기준금리를 19개월 연속 동결했다.

22일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중국 외환위원회(CFEC)는 각 은행에 외환거래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투기적 거래를 줄이라고 조언했다. 외환위원회는 인민은행과 외환관리국의 관리를 받는 기구로, 은행들에 외환거래 관련 자문을 제공하기 위해 설립됐다.

CFEC는 은행들에 외환 자기자본거래(은행 자체 자본으로 금융상품을 거래하는 것)와 고객들의 외환거래를 면밀히 관리하라고 당부했다. 분기 기준 자기자본거래액이 전년 동기 대비 50% 이상 늘거나, 고객 외환거래액이 15배 이상 늘어나면 ‘비정상’으로 규정했다. 이런 지침은 중국 은행 50여 곳에 하달됐다. 이는 중국 외환시장 참여자의 90% 이상으로 알려졌다.

CFEC의 이런 권고는 위안화 가치가 6년여 만에 최고치를 기록한 직후 나온 것이다. 위안화 가치의 빠른 절상을 중국 당국이 경계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는 분석이다. 경기 하강 국면에 들어간 중국은 내수 소비와 투자가 부진한 상황에서 수출에 희망을 걸고 있다. 위안화 가치가 너무 높아지면(환율 하락) 수출기업들에 부담이 될 수 있다. 위안화 환율은 미·중 갈등이 정점에 달했던 지난해 5월 말 달러당 7위안대까지 올랐다가 이후 중국 경제가 회복세를 보이면서 하락세(위안화 강세)를 이어왔다.

인민은행이 고시한 위안화 기준환율은 지난 18일 달러당 6.3803위안으로 2015년 11월 18일(6.3796위안) 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위안화 가치가 올라가면 환율은 내려간다. 이후 19일과 22일 2거래일 연속 기준환율을 올려서 고시했다.

인민은행은 달러 등 주요국 통화 가치의 묶음인 통화바스켓, 역내·역외(홍콩 등)시장 환율 등을 고려해 매일 오전 상하이외환시장이 열리기 직전 기준환율을 고시한다. 역내시장인 상하이외환시장 환율은 기준환율의 2% 이내에서 움직인다. 역내시장 환율은 지난 17일 달러당 6.3780위안으로 떨어진 후 이틀 연속 상승했다. 당국이 시장에 개입하면서 위안화 가치가 하락세로 돌아섰다는 분석이다.

인민은행은 이날 사실상 기준금리인 대출우대금리(LPR)를 전월과 동일하게 유지한다고 발표했다.

베이징=강현우 특파원 h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