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두 달 만에 산성물질 투척 신부 살해…인도네시아 '발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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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디인 남편 체포…'섹스 관광' 결혼 부작용 부각인도네시아에서 결혼한 지 두 달된 새 신부가 남편의 산성 물질 투척으로 살해당하는 끔찍한 사건이 발생했다. 남편은 사우디아라비아 국적의 외국인으로, 공항에서 체포됐다.
22일 안타라통신 등은 지난 20일 오전 1시30분께 인도네시아 서부 자바 찌안주르군의 한 주택에서 20대 여성 A씨가 온몸에 화상을 입은 채 주민들에게 발견돼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사망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마을 주민들은 새벽에 비명을 듣고 달려갔을 때 A씨는 손이 묶인 채 화상을 입고 죽어가고 있었다.
경찰 조사 결과 사건 당일 말다툼 중 사라의 남편이 산성 물질을 투척한 뒤 곧바로 달아난 것으로 확인됐다.
A씨는 약 두 달 전 사우디아라비아인 압둘 라티프와 이슬람 종교법에 따른 혼인 의식 '니카 시리(nikah siri)'로 부부의 연을 맺었지만 정식으로는 혼인신고를 하지 않은 상태였다. 경찰은 사건 발생 다음 날인 21일 오전 자카르타 외곽 수카르노-하타공항에서 출국하려던 압둘을 살인 혐의로 체포했다. A씨 부부가 어떤 이유로 종교 결혼만 했는지 불명확하지만, 인도네시아 사회는 이번 사건을 계기로 중동 남성의 '섹스 관광'을 위한 종교 결혼 문제가 다시 부각됐다.
중동 남성들은 혼외 성관계라는 종교적 죄를 피하기 위해 인도네시아 관광을 통해 현지 여성과 종교 결혼만 하고 일주일에서 한 두달 동안 함께 살다가 본국으로 돌아가는 경우가 있다. 서부 자바의 휴양지 뿐짝에서 수십 년 전부터 이 같은 방식의 성매매 알선업자가 활개를 쳤고, 경찰은 통산 일주일간의 결혼 계약을 위해 중동 남성이 지불하는 비용은 1000만루피아(약 84만원)다. 이 중 40%를 알선업자가 챙기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보배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