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서울기업을 보다] '가성비 K뷰티제품' 골라 러시아로…2년만에 수출 125% 뛴 중소기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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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150여 개 뷰티 브랜드 40여 개 국가에 수출
수출액의 80%는 러시아에서 발생
레뚜알·빠두루쉬카 중심으로 러시아 시장 공략
"러시아, 미국, 동남아시아, 남아프리카공화국까지 K 뷰티를 전하고 있습니다."점점 커지고 있는 러시아의 K뷰티 시장에서 적극적으로 한국 화장품을 수출하는 업체가 있다. 2013년 설립된 고센코리아는 자본금 1억원, 직원수 17명의 중소기업이지만 150여 개 브랜드를 40여 국가에 수출하며 한국 화장품을 전세계에 알리는데 일조하고 있다.고센코리아가 화장품을 수출하는 국가 중 수출액이 가장 많은 국가는 러시아다. 송명규 고센코리아 총괄이사는 "우리 회사 전체 수출액의 80%는 러시아에서 발생한다. 이외에 미국·유럽·중동 국가에 수출하는 금액이 20%를 차지한다"고 설명했다.
현재 고센코리아는 러시아 내 화장품 편집숍인 레뚜알(L’Etoile)과 헬스앤드뷰티(H&B) 스토어인 빠두루쉬카(Podrygka)를 중심으로 한국 화장품을 소개하고 있다. 송 이사는 두 채널에 대해 "레뚜알은 러시아 화장품 시장에서 시장점유율을 약 60% 차지하는 유통 채널이며, 빠두루쉬카는 러시아에서 300개 이상의 매장을 운영하고 있어 핵심 뷰티 유통 채널이라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두 채널을 통한 고센코리아의 러시아 수출액은 매년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2017년 973만1973달러(약 115억5000만원)였던 수출액은 2018년 1609만5337달러(약 191억500만원), 2019년 2198만6652달러(약 260억9800만원)로 증가했다. 이 같은 실적을 인정받아 2017년에는 대통령으로부터 5백만불수출의탑, 2018년에는 1000만달러 수출의탑, 2019년에는 2000만불 수출의 탑을 받았다.지난해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전체 수출액이 약 1600만달러(약 189억 9000만원)로 다소 하락했지만 올해는 다시 수출액 2000만달러(약 237억4000만원)를 넘길 것으로 업체 측은 예상하고 있다. 송 이사는 "올해 러시아를 대표하는 마트 및 홈쇼핑과 계약을 완료했고 내년에는 상품을 론칭해 유통 채널을 다각화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고센코리아의 이 같은 실적이 의미있는 건 러시아 K뷰티 시장이 더욱 커지고 있는 만큼 성장 가능성 역시 크기 때문이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이 발표한 '러시아 화장품 시장 진출 전략'에 따르면 러시아의 한국 화장품 수입은 2014년 1551만달러(약 184억1000만원)에서 2019년 1억3731만달러(약 1629억8000만원)로 5년 만에 9배 가까이 증가했다. 러시아의 화장품 시장 규모 자체가 매우 크다는 점도 눈여겨볼만하다.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의 같은 보고서에 따르면 러시아의 화장품 시장 규모는 2018년 기준 103억250만달러(약 12조2290억원)로 유럽 5위, 세계 11위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유망한 시장인 만큼 고센코리아는 러시아의 기후 및 문화 등을 고려해 K뷰티 제품을 선정한 뒤 수출하고 있다. 손경화 대표이사는 "러시아는 건조한 날씨가 길고 때를 미는 문화가 없는 만큼 각질 관리 및 스크럽, 보습에 특화된 제품 등을 선별해 수출하고 있다. 또 석회물질이 섞여 있어 수질이 안 좋다는 점을 고려해 두발 제품도 수출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유통 채널별 특징을 살려 제품을 론칭한 것도 호실적에 주효하게 작용했다. 주로 10·20 등 젊은 연령층이 주로 이용하는 빠두루쉬카에는 가격이 저렴해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이 뛰어나면서도 디자인이 톡톡 튀어 눈길을 사로잡는 제품을 위주로 론칭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어퓨, 듀이트리, 큐릿, 페리페라 등의 브랜드가 있다. 반면 레뚜알의 경우 조금 더 가격대가 높이면서도 해당 브랜드만의 아이덴티티를 명확하게 가진 제품이 주로 입점하고 있다.'고센코리아는 올해 서울시로부터 '2021 하이서울인증기업'으로도 선정됐다. 하이서울인증은 서울시가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강소기업에 부여하는 것으로, 하이서울인증기업에 선정된 서울 소재 중소기업에는 서울특별시장 명의의 지정서가 수여된다. 아울러 서울시 중소기업 지원기관인 서울산업진흥원을 통해 글로벌 진출, 기업 간 거래(B2B) 비즈니스 서비스, 기업 네트워크 등의 지원을 받게 된다.고센코리아는 이 제도를 통해 EAC 인증 비용과 화장품 샘플을 해외로 보낼 때 드는 물류 비용 등을 지원받았다. EAC 인증은 러시아 당국이 공산품 품질 관리 체계를 선진화하고 소비자들의 권익을 증진시키기 위해 만든 제도로, 벨라루스, 러시아, 카자흐스탄, 아르메니아, 키르기스스탄 등 5개국에서 통합으로 사용하는 인증제도다. 화장품을 러시아에 수출하기 위해서는 EAC 인증을 받아야 한다.
고센코리아는 앞으로 수출 대상국가를 늘리는 등 더욱 적극적으로 시장을 개척해 나갈 예정이다. 손 대표는 "말레이시아, 태국 등에도 K뷰티 상품을 론칭할 예정이다. 각 국가를 대표하는 유통 채널을 중심으로 한국 화장품을 소개할 것"이라며 "하이서울어워드 우수상품으로 선정된 중소브랜드의 제품을 발굴해 K뷰티를 외국에 알리는 것에 사명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미경 한경닷컴 기자 capita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