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오징어게임' 이어 '지옥'까지 훔쳐보네

넷플릭스 서비스 안되는 중국
'지옥공사' 이름으로 9600만 클릭
/사진=넷플릭스 '지옥' 스틸
세계적인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넷플릭스 오리지널 '지옥'이 넷플릭스가 서비스되지 않고 있는 중국에서도 인기다. 앞서 '오징어게임'에 이어 '지옥'도 불법 유통이 이뤄지고 있는 것.

글로벌 OTT 콘텐츠 순위 사이트 플릭스 패트롤 집계에 따르면 지난 19일 공개된 '지옥'은 하루 만에 세계에서 가장 인기 있는 넷플릭스 방송 콘텐츠 1위에 등극했다. 이는 앞서 최장 시간 1위 기록을 세운 국내 제작 넷플릭스 오리지널 '오징어게임'보다 빠른 속도다. '지옥'은 하루 만에 순위가 2위로 밀렸지만, 다시 1위로 올라서면서 심상치 않은 움직임을 보여주고 있다. 빠른 전개, 배우들의 호연, 여기에 지옥으로 소환한다는 고지를 전하는 천사들과 소환 의식을 진행하는 저승사자들이 등장한다는 기발한 상상력이 더해져 입소문이 나고 있다.
/사진=넷플릭스 '지옥' 스틸
이후 중국에서도 '지옥'을 일컫는 '지옥공사'(地獄公使)라는 키워드가 등장했다. 중국어로 '지옥에서 온 사자'란 뜻이다. 중국 최대 소셜미디어스비스인 웨이보에는 '지옥공사' 해시태그가 급등했다. 지난 19일 '지옥공사' 검색량은 263만 명이었지만 20일 1592만, 21일엔 3327만으로 급증했다.

현재 넷플릭스는 중국 내 서비스를 하지 않고 있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콘텐츠로 제작된 '지옥'은 중국 내에서 보는 것도, 유통하는 것도 모두 불법이다. 하지만 중국 내 동영상 플랫폼, 소셜미디어를 중심으로 '지옥' 관람기가 등장하고 있다. 6부작을 35부작으로 압축한 동영상에는 버젓이 중국어 자막도 달려있다.
/사진=중국 영화 리뷰 사이트 더우반 캡처
중국 영상 리뷰 사이트인 더우반에는 '지옥'에 별점 7.0을 줬는데, 1만2783명이 참여했다. 별5개에 해당하는 10점을 준 사람들이 27.0%로 가장 많았고, 별4개와 별3개는 25.9%로 동일했다. 별2개 14.1%, 별1개는 7.2%였다.

앞서 공개된 '오징어게임'은 7.6점이었다. 이들 외에도 더우반에는 한국에서 제작된 넷플릭스 오리지널 'D.P.'가 9.1점, '마이네임' 7.8점, '무브 투 헤븐'이 9.1점을 기록하고 있다. '지옥'에서는 종교에 대한 맹목적인 믿음을 꼬집는다. 중국에서는 '사교'가 금기라는 점에서 '지옥'의 메시지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는 반응도 나오고 있다. 더우반 관람평 중엔 "이 드라마를 이해하는 사람보다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이 더 행복하다", "이런 교회가 커질 가능성은 극히 낮다", "이 드라마를 보기엔 장벽이 있다" 등 종교에 대한 거부 반응을 보이는 이들도 여럿이다.

국내에서는 중국인들의 불법 다운로드 행태를 지탄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사진=넷플릭스 '지옥' 스틸
앞서 '오징어게임'의 세계적인 흥행과 함께 중국 내 콘텐츠 불법 유통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커졌다. 뿐만 아니라 '오징어게임'에 등장했던 상품, 게임 참가자들의 유니폼 등의 디자인을 불법 도용해 제작, 판매했다.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는 중국 대형 쇼핑 플랫폼이 한국 드라마 '오징어 게임' 관련 상품을 '오징어 가면' 등을 검색하면 나오도록 하는 등 우회로를 이용해 판매한다면서 "정말로 어이없는 발상이자 비난받아야 할 행위"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지난달 베이징 주중대사관 국정감사에서 윤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한국 콘텐츠 무단 도용을 지적해 국내 다수 언론이 침해 실태를 보도했지만 이후 중국 당국의 개선 조치는 거의 이뤄지지 않았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