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C·LX·대상 '친환경 동맹'…썩는 플라스틱 만든다

1800억 투입 합작사 설립
신소재 PBAT 2년후 연산7만t

SK·LX·대상그룹이 친환경 플라스틱을 생산하기 위해 합작법인을 설립한다. 소재, 상사, 식품업계를 대표하는 기업들이 각자의 강점을 살린 삼각동맹을 통해 ‘썩는 플라스틱’을 대규모 생산하겠다는 계획이다.

SKC와 LX인터내셔널, 대상은 플라스틱을 대체하는 친환경 신소재인 고강도 PBAT(사진) 생산설비 신설에 총 1800억원을 합작 투자한다고 23일 발표했다. SKC는 이날 이사회를 열어 1040억원(기술가치 790억원 포함)을 투자하기로 의결했다. 대상도 이날 400억원 출자를 결정했다. LX인터내셔널은 지난 22일 투자심의위원회를 열어 360억원을 출자하기로 했다. 합작사의 회사별 지분율은 SKC 57.8%, 대상 22.2%, LX인터내셔널 20.0%다.

합작사 ‘에코밴스’(가칭)는 2023년 상업화를 목표로 국내에 연산 7만t 규모의 PBAT 생산시설을 세울 계획이다. 생분해성 신소재인 PBAT는 땅에 매립하면 100% 자연 분해되는 친환경 플라스틱이다. 상업화가 시작되면 합작사는 세계 두 번째 규모의 메이저 PBAT 제조사가 된다는 것이 SKC의 설명이다.

합작사는 나무에서 추출한 나노셀룰로스를 보강재로 활용해 일반 플라스틱만큼의 강도를 가진 고강도 PBAT를 생산할 계획이다. 기존 PBAT는 단기간에 땅속에서 100% 분해되지만 잘 찢어져 용도 확대에 한계가 있었다. 고강도 PBAT는 빨대나 비닐봉지, 농업용 멀칭 필름 등 일회용 플라스틱 대체 소재로 활용될 전망이다. SKC는 20여 곳의 고객사와 테스트 및 상업 적용을 논의하고 있다.

세 개 회사는 생분해성 플라스틱 저변 확대에도 협력할 계획이다. 우선 SKC는 고강도 PBAT 양산기술, 운영 노하우, 연구개발 역량을 제공한다. 종합식품기업 대상은 발효 역량과 경험을 활용해 PBAT 주요 원료를 바이오매스 원료로 공급할 계획이다. LX인터내셔널은 해외 마케팅 역량과 글로벌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제품 판로를 맡는다. LX 관계자는 “세 회사가 친환경 생분해 소재 사업을 강화하고, 플라스틱 이슈 해결에 기여하는 생태계를 구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강경민 기자 kkm1026@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