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어만 입력하면 AI가 실사 이미지 만들어준다

엔비디아가 24일 공개한 AI 그림도구 '고갱2'. 엔비디아 제공
간단한 단어만 입력하면 그에 맞는 실사 이미지를 만들어주는 인공지능(AI) 그림도구가 나왔다. 음악 분야에선 AI 작곡가가 늘어나는 등 AI의 예술 진출이 활발해지고 있다.

엔비디아는 AI 페인팅 툴 '고갱2(GauGAN2)'를 24일 공개했다. 고갱2는 엔비디아가 2019년 내놓은 고갱을 업그레이드시킨 것이다. 고갱은 사용자가 간단한 스케치를 하면 이를 실사 이미지로 바꿔준다. 연못과 나무를 그렸다면 연못에 비친 나무 그림자까지 재현하는 똑똑함을 갖췄다. 이번엔 단어를 이미지화하는 기능까지 추가됐다. 가령 '해변의 노을'이라는 단어를 입력하면 그에 알맞은 실사 이미지를 만든다. '바위가 있는 해변의 노을' 등으로 단어를 추가하면 이미지를 수정한다.

고갱2가 만들어준 이미지 위에 추가 작업을 하는 것도 가능하다. 예를 들어 태양이 있는 사막 이미지를 단어로 구현한 다음에 사용자가 태양을 하나 더 그리면, 태양이 2개 있는 이미지도 만들 수 있다. 스케치로 실사 이미지를 만드는 기능은 고갱2에서도 이용 가능하다.

고갱2를 사용하면 상상하는 모든 장면을 직접 그릴 필요가 없기 때문에 그래픽 디자이너 등의 작업에 도움이 될 전망이다. 고갱2는 이런 기능을 구현하기 위해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슈퍼컴퓨터 중 하나인 엔비디아 DGX 슈퍼POD 기반 셀린 슈퍼컴퓨터로 AI를 훈련했다. 1000만 개 이상의 풍경 이미지를 학습했다. 이미지와 단어, 단어가 해당하는 영상 간 연결을 학습시키는 신경망이 사용됐다.

고갱2는 엔비디아 홈페이지의 AI 데모를 통해 체험해볼 수 있다. 엔비디아 RTX 그래픽처리장치(GPU)를 갖고 있는 사람은 고갱 기반의 애플리케이션 '캔버스'를 다운받아 사용하면 된다.

고갱2는 그래픽 디자이너, 예술가 등의 보조 도구 성격이 강하고, 창의적인 예술품을 만드는 역할까지 하진 않는다. 하지만 예술품 창작까지 하는 AI도 속속 나오고 있다. 프랑스의 오비어스가 만든 AI 화가는 자신만의 화풍으로 초상화 등을 그린다. 오비어스의 '에드몽 드 벨라미'라는 초상화는 경매 시장에서 약 5억원에 낙찰되기도 했다. 미국 마이크로소프트(MS)는 네덜란드 화가 렘브란트와 비슷한 화풍의 그림을 그리는 AI 화가 '더 넥스트 렘브란트'를 개발했다. AI 작곡가도 늘고 있다. 국내 최초 AI 음반 레이블 엔터아츠는 가요와 수면 유도용 노래 등 1000곡을 만들었다. 미국의 음악 프로젝트 '오버 더 브릿지'는 올 4월 전설적인 록밴드 너바나의 신곡 '드라운드 인 더 선'을 공개했다. 구글의 AI '마젠타' 등을 이용해서 너바나의 멜로디와 리듬 등을 학습한 결과물이다. 이밖에 지니뮤직, 국내 AI 스타트업 포자랩스 등도 AI 작곡 서비스를 개발하고 있다.

서민준 기자